현실성 없는 탄소 감축, 실효성도 없다

현실성 없는 탄소 감축, 실효성도 없다

  • 철강
  • 승인 2021.08.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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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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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1안은 7기의 석탄발전소를 유지하면서 탄소 순배출량을 2,540만톤 감축한다는 것이다. 2안은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일부 LNG발전을 활용해 탄소 순배출량을 1,870만톤 감축하는 내용이다. 3안은 석탄발전과 LNG발전을 모두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비중 70.8%)를 활용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시나리오의 1~3안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6억8,630만톤 대비 96.3~10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전환, 수송, 산업, 건물 등 전 부문에서 대대적인 감축을 추진한다. 우선 배출량이 가장 많은 전환 부문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70.8%까지 확대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문에서는 2018년 기준 대비 1억5,340만톤(79.6%)을 감축한다는 것이다. 감축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 전기가열로 도입, 연료 대체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에 산업계에서는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에서는 산업분야에 있어서는 업종, 공정별 감축 수단의 적절성과 추가 감축 가능성, 산업부문 에너지 수요 전망의 적정성 등을 주요 쟁점 사안으로 보고 이를 심도 있게 검토해 시나리오를 수립하겠다고 했는데, 발표된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고 목표를 위해 억지로 맞춘 대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급격한 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가중된 상황에서 이번 탄소 중립 시나리오 또한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면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현실과 감축 수단에 대한 기본적인 특성을 반영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산업계·기술 전문가 등의 의견을 심도 있게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예를들면, 산업부문의 감축 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 등의 신기술을 제시했는데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기술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CO₂) 저감 제철기술 개발은 무엇보다 다량의 수소를 경제성 있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전제가 돼야 의미가 있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경제성이 뒷받침 돼야 효과가 있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와 검토 없이 목표가 수립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R&D 개발과 이를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제 들이 많고 감축로드맵의 전제는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각 단계별 기술개발 리스크도 상당부분 존재하고 있다는 점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위원회는 공개한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9월말까지 일반 국민, 산업계, 시민사회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10월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대로 의견 수렴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그동안에도 온실가스 감축 관련 여러 차례 공청회 등을 통해 각 산업분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실제로 산업계의 현실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소 중립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중대한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감축 주체 및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면 실효성이 없는 대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최종안에는 이러한 각계의 현실적인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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