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례 없는 전력난에 제조업 잇따라 가동 중단

중국 전례 없는 전력난에 제조업 잇따라 가동 중단

  • 철강
  • 승인 2021.09.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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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영란 기자 yl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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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호주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석탄 가격 상승이 원인 
철강업계 감산과 더불어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 있어... 

중국은 현재 심각한 전력 부족 상황을 겪고 있어 다수 지역에서 산업 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까지 끊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지역 철강 및 비철금속 업체들에서도 이러한 전력난으로 인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등 공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력난 문제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은 호주와의 외교적 갈등에 따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를 무기로 빼 들었다. 

갈등 초반엔 호주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낮추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호주가 가진 ‘석탄의 힘’은 예상보다 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석탄 수입국이자 소비국으로, 석탄 수요의 절반가량을 호주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 이후 중국은 에너지 구입 다변화를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 예컨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산 석탄도 수입했지만 호주와 비교해 운송비가 많이 들었고 석탄의 질도 호주산에 못 미쳤다. 또 다른 한 방면으로 중국의 화력발전소는 이미 호주산 석탄 사용에 익숙해져 있어 이에 맞춤 제작된 모든 설비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급기야 올해 초부터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으로 석탄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으며 여름부터 다수 지역에서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광둥성(廣東), 절강성(浙江), 장쑤성(江蘇), 후난성(湖南), 윈난(雲南)성 등 지역은 비교적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당시에는 이슈가 되지 않았다.  

중국전력기업연합협회가 발표한 중국연안석탄조달가격지수(CECI)에 따르면 9월 16일부터 9월 23일까지 동력탄 가격은 톤당 1,086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 올해 연초에 비해서도 56.26%나 올랐다.

전력 공급 부족이 이슈로 부상한 것은 지난 9월 23일 동북 3성에서 갑작스럽게 가정용 전기를 차단하면서부터였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당일 밤 일부 지역에서는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고 도로 신호등마저 정전되어 혼란을 초래했다. 하지만 격앙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린성의 한 전력공급 기업은 "동북전기관리국과 에너지국의 전기 사용에 관한 요구로 인해 향후 수시로 정전 제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중국 전력 공급 부족에는 전력 수요의 증가도 한몫 했다. 올해 중국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예년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중국산 스마트폰·가전·헬스기기 등 제조제품에 대한 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중국 정부는 전력 소비가 많은 업체들의 생산을 억제하기 시작했다. 산업용 전력 소비는 중국 전체 전력 소비의 70%를 차지하는데, 그중에서도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제조업체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중국 26개 성 중에서 반수 이상이 모두 산업용 전기 제한 공급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다수 지역의 공장들이 전면 가동 중단하거나 조업 시간이 크게 줄었다. 특히 쟝쑤성과 저쟝성 그리고 광둥성이 산업방면에서 제일 많이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쟝쑤성 정부는 철강, 시멘트, 유리 등 전력 사용량이 높은 산업군에 대해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저쟝성에서는 약 160개 공업업체가 생산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강 가공업체 관계자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일반 가정의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생산이 금지됐으며 작업은 밤 10시 이후에만 가능한데, 너무 늦게까지 작업을 하면 안전에 지장이 있어 총 작업시간이 줄어 생산량도 약 50%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장쑤성에 스테인리스 공장을 두고 있는 포스코는 "중국 측의 제한전력 정책의 영향으로 장쑤성에 있는 스테인리스 공장은 제강과 열연 생산라인을 일시 중단하고 냉연 등 일부 라인만 가동하다가 10월 초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지 관계자들은 "전력 문제로 철강과 비철금속의 생산 감소하고 이로 인해 철강재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중국 전력 공급 문제는 경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요 산업도 위축될 수 있어 철강재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섬유, 화학, 시멘트, 철강 등 관련업종이 생산 중단에 따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중장기 상황은 중국 정부의 정책 향방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현지 매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더 상황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며, 전력 공급 제한 조치는 2022년 3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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