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 탈(脫) 원전
황병성 칼럼 -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 탈(脫) 원전
  • 황병성
  • 승인 2021.10.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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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는 절대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은 무참히 깨졌다. 애초 잘 나가던 원전을 포기할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가 기존의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결국 잘못된 정책의 책임은 정부가 아닌 국민 부담으로 돌아왔다. 전기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원가가 높아지면서 경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최고 전략 중 하나가 가격이다. 중국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저가(低價)를 앞세운 물량 공세 때문이다. 특히 이웃 동남아 시장은 더욱 그렇다. 이에 전기료 인상으로 원가가 높아지면 제품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 우리 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이런 문제 때문이다. 수익성은 물론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전기료가 인상된 가장 큰 원인은 전기를 생산하는 원료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가 급등하면서 전기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한전의 강변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처음부터 잘못됐고, 한전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다. 이 두 상황만 놓고 보아도 전기료 인상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원전을 포기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효율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온 산과 들판에 태양광 패널이 지천으로 깔렸지만, 전력 생산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원전과 태양광 전력 생산 차이는 10배 이상 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전국의 태양광 패널 중 중국산 점유율이 30% 이상이라는 것이다. 남의 배만 불리게 한 정책으로 지적받는 이유다. 자연 훼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원전을 포기한 대가가 너무 혹독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적자를 낸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다. 한전은 만년 흑자 공기업이었다. 그러나 원전을 포기한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만 1조2,06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부채비율은 무려 122.5%에 이른다. 하지만 사기업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전 종사자의 연봉이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회사가 직원 8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사기업은 적자가 나면 비상이 걸린다. 우선 직원을 자르는 구조조정이 필수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구책 마련에 골몰한다. 

그러나 한전의 경영 효율성 강화 노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전기료 인상이 원료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아무리 강변해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전기료 인상은 적자를 매우기 위한 자구책이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긴 무책임한 행태로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애초 현 정부가 출범할 때 탈 원전으로 임기 내 전기료 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민은 그것을 철석 같이 믿었지만 결국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공기업의 부실은 국가와 국민에게 큰 부담으로 부메랑 된다. 전기료 인상이 좋은  예이다. 아울러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 혈세가 엉뚱하게 공기업 종사자들의 연봉 인상과 성과급 잔치에 쓰인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정부는 방만 경영으로 실적이 악화한 공기업은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이 정부 들어 공기업의 경영 평가는 유명무실화 됐다. 이 같은 지적이 틀리지 않는 것은 많은 적자 공기업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잘 알 수 있다.   

전기료 인상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우리 업계는 전기료만 1조 원 넘게 내는 업체도 있다. 이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 더불어 공기업이 재무건전성을 높여 더는 국민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공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그 부담은 또다시 국민의 몫이 된다. 이러한 억울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정부의 관리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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