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떠오른 영풍 사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떠오른 영풍 사태
  • 방정환 기자
  • 승인 2021.10.20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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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과거 페놀 방출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공장에서 폐수를 방류한 것이 회사 계약직 사원에 의해 발각되고 지역주민들 피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기업은 이를 쉬쉬하고 감추는 데 급급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픽션을 겻들여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는 내용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최근 결론이 내려진 영풍 석포제련소 사태와 오마쥬 된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석포제련소 사태의 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72년 역사의 영풍 석포제련소는 결국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2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영풍은 마지막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대법원은 영풍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석포제련소는 결국 가동을 중단해야만 한다. 설마 했던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2개월 조업정지와 관련한 별도 재판도 남아 있어 최종적인 가동중단 일정은 10일 이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낙동강 상수원 오염을 둘러싸고 야기된 석포제련소 문제에 대해 영풍의 초기대응은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환경문제 적발과 소송이 진행되면서 석포제련소 사태는 생각보다 커진 상황이다. 

영풍은 사태 발생 이후 무방류 시스템 도입 등 환경관련 투자에 나섰지만 사태 초기에 발뺌하기에 급급했고 명확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풍의 오래된 기업 문화가 국내외적 시류와 여론 등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패착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단순히 가동중단 이후 어떻게 생산을 재개하느냐에 불과하지 않다. 떨어진 기업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풍도 다른 비철금속 업체들처럼 잘 드러나는 것을 지양해온 기업문화가 있다. 하지만 이제 지역주민, 나아가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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