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고객사와 제품 국산화 나서…‘수입재방어’와 ‘국내 시장 보호’

포스코, 고객사와 제품 국산화 나서…‘수입재방어’와 ‘국내 시장 보호’

  • 철강
  • 승인 2021.1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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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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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국산화로 철강사와 고객사의 협력 생태계 구축

포스코-고려용접봉 육상 LNG 저장탱크 제작용 용접재료 개발

수소 이송용강관의 국산화를 통해 국내 최초 수소시범도시에 적용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국내 주요 고객사와 함께 국산화를 통한 신수요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시장을 중국산 등 수입재가 잠식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의 생산기반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입 철강재가 국내로 들어와 조선, 건설, 강관, 자동차, 조선 등 실수요가에게 직접 판매되거나 재압연되어 다시 판매되는 비중이 높다.

수입재 방어는 국내 철강시장 보호 뿐만아니라 원자재를 공급하는 고로밀과 원자재를 외부로부터 조달해 철강재를 생산하는 단압밀간에 협력 생태계를 구축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고로밀은 국내 하공정 업계의 수익성 유지를 위한 가격 지원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수입량 감소로 국내 시장에 국산재 수요가 증가할 경우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통해 하공정업체에 안정적인 소재 공급을 보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수입재 방어와 함께 신수요 창출을 위해 주요 고객사와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고려용접봉과 육상 LNG저장탱크 제작시 필요한 용접재료 국산화에 성공했다. 육상 LNG 저장탱크는 최근 용량 증대 및 안전성 향상을 위해 내진 특A등급을 갖춘 모델로 설계되고 있어 저장탱크의 강재 및 용접부는 기존보다 강도가 높고 질기면서도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인성(靭性)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영하 165℃의 LNG를 담아두는 내조탱크는 극저온 환경을 견뎌내는 9%니켈강과 고가의 니켈계 용접재료가 사용된다.

극저온용 9%니켈강은 포스코가 1990년대초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LNG 프로젝트에 공급해 왔으나 용접재료는 높은 인성(靭性)과 작업 효율성 등의 문제로 전량 수입해 왔다.

이에 포스코와 고려용접봉은 지난해 전략적 기술개발 협약을 맺고 9%니켈강용 국산 용접재료 개발에 착수해 1년여의 개발기간을 통해 수동, 자동, 반자동 등 모든 용접 방법에 사용할 수 있는 3가지 종류의 용접 재료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용접 재료는 수입재와 동등한 품질 수준을 확보했으며 용접작업성은 오히려 더 우수해 용접부 불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 9%니켈강과 국산 용접 재료가 적용된 용접부는 올해 7월과 9월 국내 LNG 저장탱크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와 해외 건설설계사의 대형파괴시험을 모두 통과했고 한국가스공사의 품질기준 및 해외 건설설계사의 시험 항목을 모두 만족하는 등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포스코 주세돈 철강솔루션연구소장(사진 왼쪽에서 3번째)과 고려용접봉 최희암 부회장(사진 왼쪽에서 2번째)이 10월 20일 개최된 ‘포스코-고려용접봉 LNG用 9%Ni강재 및 국산 용접재료 패키지 공급 협약식’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포스코는 휴스틸과 함께 수소 이송용 강재를 국내 최초 수소시범도시인 안산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수소 이송용 배관은 6인치 이하의 소구경 수입산 심리스(Seamless)강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국내 수소시범도시는 수소 이송량이 많아 지름이 8인치인 대구경 배관으로 설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8인치 이상의 대구경 강관은 용접 강관이 사용되나 용접부의 안전성 확보 문제로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에 포스코는 기존대비 수소로 인한 깨짐과 부식에 견딜 수 있도록 용접부의 수명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철강재를 신규 개발하는 등 소재 국산화를 추진했다. 이번에 포스코가 개발한 강재는 영하 45℃에서도 용접부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조관사인 휴스틸 등에서 강관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어 포스코는 세계 최초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GRAphitic steel for Machinability)의 양산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포스그램(PosGRAM)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납쾌삭강을 대체 할 수 있어 국가 산업 경쟁력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쾌삭강이란 단면이 원형이며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 제품의 하나로, 절삭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리는 강이다. 주로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 전기·전자 및 사무자동화 기기의 정밀 부품 제작에 사용된다.

포스코의 이번 흑연 쾌삭강 개발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 이상의 우수한 절삭성을 확보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열처리를 통해 구현한 균질한 조직은 어느 방향으로 절삭을 하든 균일한 절삭성을 나타내 가공 효율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됐다.

스테인리스(STS) 부문에서는 SM스틸이 포스코와 함께 폭 3,550mm의 광폭 스테인리스(STS) 후판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 STS 후판 생산은 기존 생산업체의 설비제한으로 인해 폭넓이 3.3m 이하 까지만 가능해 폭 3.3m를 초과하는 광폭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 구조물 제작에 있어 3,550mm STS와 같은 광폭재 STS 후판을 쓰게 될 경우 용접 작업의 범위를 현저히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원가절감 효과와 완성된 구조물의 품질 향상, 안전성 강화 등에도 도움이 된다.

STS후판의 원소재 공급처인 포스코와 SM스틸 양사는 폭넓이 최대 4,000mm까지의 제품생산을 위해 단계별 시험생산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동안 수입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플랜트 분야의 국내 수요기업들도 STS 후판 광폭재의 개발 진행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산화를 통해 품질향상을 비롯해 소재를 짧은 기간 안에 납품받을 수 있어 고객사와의 상호 윈윈(Win-Win)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휴스틸이 개발한 수소 배관
포스코는 세계 최초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GRAphitic steel for Mach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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