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리적 갓심’

‘킹리적 갓심’

  • 철강
  • 승인 2022.07.04 06:05
  • 댓글 1
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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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예의 관심법만큼이나 강력한 의심을 시쳇말로 ‘킹리적 갓심’이라 한다. 합리적 의심에 킹(king)과 갓(god)이 합쳐진 것으로 ‘누가 봐도 확실히 의심할만하다’는 의미다. 자타칭 기자라는 타이틀상 성급한 가정이나 의심을 경계한다.

다만, ‘킹리적 갓심’으로 바라본 최근 철스크랩 시황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제강사들의 다급한 철스크랩 가격 인하가 의미심장하다. 4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폭락장에도 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매주 톤당 1만원씩 내려가며 나름 안정적인 연착륙을 이어갔다. 철스크랩 최대 시장인 터키에서 가격이 급락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급작스레 추락하기 시작했다. ‘갓심’의 근원은 하필 같은 시기 7월 철근 가격 산정이 이뤄진 점에 있다. 다음달 철근 가격 윤곽이 잡힌 직후 제강사들은 철스크랩 가격을 대폭 내린 모습이다. 제강사들의 연이은 단가 인하 소식에 철스크랩 가격은 매주 톤당 3만~4만원씩 빠져나갈 공산이다.

제강사들은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이 지속 급락하고 있고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을 방패로 삼았다. 지난달 27일 한국전력은 오는 7~9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철근 생산 시 톤당 600㎾h의 전력이 사용된다.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철근 생산에 필요한 전기료가 톤당 3천원 더 들게 됐다.

다만, 4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철스크랩 가격은 현재까지 톤당 18만원이 내려간 반면 철근 가격은 6월에 이어 이번 산정까지 합산 톤당 3만1천원 하락에 그쳤다. 거칠게 요약하면 철스크랩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현재로선 그 이상도 늘어날 판국이다.

동반성장과 상생의 원칙을 굳게 믿고 있던 유통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난데없는 급격한 가격 인하로 처음엔 부정과 분노로 일관했으나 이제는 ‘우리가 그렇지 뭐’라는 무기력한 자조로 뒤바뀐 모습이다.

내팽개쳐진 유통업체들을 보며 씁쓸한 뒷맛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오늘도 제강사들의 추가 인하 소식을 문자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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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2022-07-04 12:57:06
철스크렙은 톤당 가격을 표시하고, 철근을 하락폭을 표시하면 어떻게 비교합니까? 비교 기준을 통일하는건 기본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