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ESG 기준 부합하는 니켈 공급망 확보 필요

산업계, ESG 기준 부합하는 니켈 공급망 확보 필요

  • 비철금속
  • 승인 2022.07.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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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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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핵심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분석 : 니켈’ 보고서 발간
배터리용 전구체 국산화 및 니켈 공급망 다변화, 탄소배출 저감 시스템 마련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니켈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제 니켈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난도 심화되고 있다.

니켈은 STS 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의 핵심 원료이며, 특히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해 양극재에 투입되는 니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이차전지와 STS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니켈 수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산업계가 니켈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개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핵심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분석 : 니켈’ 보고서에 따르면 니켈 제품은 순도에 따라 Class 1(니켈 함량 99.8% 이상) 과 Class 2(99.8% 미만)로 구분되는데, 순도가 낮은 Class 2 제품은 대부분 STS 제조에 투입된다. Class 1 제품은 합금, 도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지만 배터리 양극재의 원료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니켈의 주요 생산국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등이며, 최근 인도네시아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맞물리면서 인도네시아가 세계 1위 니켈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전 세계 니켈 주요 산지. (출처=무역협회)
전 세계 니켈 주요 산지. (출처=무역협회)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니켈 개발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자본에 의해 추진되고 있어 이들 두 나라가 니켈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2000년대부터 필리핀에 대규모 광산을 개발하여 원광 및 중간제품을 자국 내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니켈을 조달하고 있다.

한국, 니켈 원광 전량 수입·배터리 원료 대부분 중국산 의존, 전구체 국산화 시급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니켈 원광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배터리용 니켈의 경우 니켈 기반 삼원계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중국발 리스크에 특히 취약하다. 배터리 양극재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이 전 세계 생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그 원료가 되는 전구체는 국내 수요의 79%를 수입에 의존하고 수입액의 90%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구체의 국산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니켈 시장은 인도네시아의 산화광 개발이 확대되면서 Class 2 제품을 중심으로 초과 공급이 예상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고순도 니켈의 공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U가 2024년 7월부터 배터리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니켈 공급망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충분한 니켈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용 니켈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고압산침출법(HPAL), 니켈 선철을 니켈 매트(matte)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시도되고 있지만, 탄소배출량이 기존 황화광을 이용한 공정보다 약 3~4배 많은데다 수자원 고갈, 폐기물 발생, 삼림파괴 등 ESG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고순도 니켈 공급 부족 전망, 탄소배출 적고 ESG 기준 부합하는 니켈 확보 시급

이에 따라 원료에서 최종 제품까지 각 단계별 탄소배출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 및 기업과의 거래를 축소하는 등 ESG 기준에 부합하는 니켈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 추이. (출처=무역협회)
전 세계 니켈 생산량 추이. (출처=무역협회)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배터리,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민·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과거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했으나 무리한 투자와 관리 소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면서 자원 공기업의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핵심 광물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원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해외자원개발을 다시 추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시스템을 먼저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 안보파트너십(MSP) 등 새로운 공급망 구축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호주, 인도네시아 등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광물, 에너지 등 공급망 상류 부문에서 메이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M&A를 촉진하는 한편, 소비가 많은 자원을 중심으로 상품거래소 설립을 추진하여 자원시장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자원 보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 심화, 러시아산 니켈에 대한 제재 가능성, 배터리 기술 발전에 따른 원료금속의 수요변화 등 향후 니켈 수급의 주요 변수들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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