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루프’에 주목

철강업계,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루프’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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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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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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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Loop355’, 일반강 대비 진동흡수력 1.7배·내진성능도 우수해 안정성 높여

포스코 고객사 기술력 알리는 동반성장 계기 마련

세아제강과 고아정공 하이퍼루프용 강관 및 트랙 생산

국내 철강업계가 초고속 이동수단인 하이퍼루프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항공기의 속도와 열차의 도심 접근성을 동시에 충족시킬수 있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공기저항이 거의 없는 아진공(0.001기압) 상태의 튜브안에서 최고 시속 1,200㎞까지 주행 가능한 것으로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기술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버진아일랜드 그룹이 네바다 사막에 건설한 하이퍼루프에서 400여 차례 시험주행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한국교통연구원(KOTI), 한국기계연구원(KIMM),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 등이 모여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에서 나온 하이퍼루프의 한국형 모델이 바로 하이퍼튜브다.

하이퍼루프의 장점은 빠른 속도뿐만이 아니다. 진공 튜브 안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고, 안개나 태풍 같은 날씨에 대한 제약도 없으며, 당연히 CO₂ 발생도 없고, 1명이 1km이동하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는 항공 대비 8%, 고속철도 대비 35% 수준으로, 운송 비용도 저렴하다.

이에 국내 철강사 중 포스코는 가장 먼저 하이퍼루프 튜브용 강재를 개발 및 공급했다. 지난 2020년 포스코는 타타스틸 유럽과 하이퍼루프 전용강재와 구조 솔루션 개발 및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참여 등 사업분야 전반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가 하이퍼루프 튜브용 강재 ‘PosLoop(포스루프)355’를 네덜란드 하트(HARDT)社가 설치하는 유럽 하이퍼루프 센터에 공급한다. 사진은 세아제강이 PosLoop355를 이용해 제작하고 있는 직경 2.5m의 하이퍼루프 튜브.

하이퍼루프에서 핵심은 고속이동을 위한 튜브의 직진성과 안정성 확보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용 소재가 기밀성·가공성·경제성 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철강은 다른소재에 비해 하이퍼루프 내부압력을 최대한 진공상태로 오랫동안 유지하는 기밀성과 튜브 연결부위의 정밀한 가공성 등이 뛰어나 가장 적합한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 협약으로 포스코와 타타스틸 유럽은 하이퍼루프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지름 약 3.5m의 거대한 강철 튜브를 제시하고, 맞춤형 고품질 철강재와 혁신적인 튜브 디자인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 등에서 진행중인 글로벌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하이퍼루프 관련 회사들과도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어 지난 5월 포스코는 튜브용강재 ‘PosLoop(포스루프)355’를 네덜란드 하트(HARDT)社에 공급했다. PosLoop355는 포스코가 타타스틸 네덜란드와 협업해 개발한 하이퍼루프 튜브용 열연 강재로, 포스코는 오는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하트사가 네덜란드 그로닝겐(Groningen)주 빈담(Veendam)시에 설치하는‘유럽 하이퍼루프 센터(Europe Hyper loop Center)’시험노선 450m 구간에 275톤을 공급하게 된다.

포스코가 개발한 PosLoop355는 일반강 대비 진동 흡수능력이 1.7배 높고 내진성능 또한 우수해 하이퍼루프의 안정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진공열차 튜브용 특화 강재 제조방법 등 구조 기술 관련 특허 9건을 출원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이번 초도 물량 275톤 중 63톤은 고객사인 세아제강에 공급해 직경 2.5m의 튜브 64m를 직접 조관(組管) 후 네덜란드 현지에 공급하는 것을 추진했다. 포스코의 특화 강재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국내 튜브 제조 기술력까지 해외에 알려 성장 잠재력이 큰 하이퍼루프 시장에 고객사와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다.

이에 세아제강은 순천공장에서 하이퍼루프용 튜브용강관의 생산에 성공했다. 세아제강은 금번 하이퍼루프 튜브용 강관 생산단계에서 제품 용도를 고려한 치수 관리를 중점 항목으로 삼고, 하트사의 엄격한 요구사항인 외경공차 4mm이내를 충족시키며 강관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하이퍼루프 시험노선에 전기강판을 소재로 사용해 만튼 트랙 7종은 고아정공에서 수주했다. 이번 강재 공급에서 포스코는 국내 강소기업들과의 상생 및 산업 생태계 강건화를 위해 국내 제작사들의 기술력을 HARDT사에 소개해 왔다. 고아정공은 2016년부터 세계 유수의 자동차사 등에 모터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모터코어 관련 다수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하이퍼루프 트랙 기술의 핵심은 전기강판의 뛰어난 전자기적 특성과 더불어 초고속 주행을 위한 트랙의 직진성과 안전성 확보다. 이를 위해 트랙은 고속 주행의 핵심동력을 전달하고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트랙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기강판의 슬리팅, 절단 및 가공, 그리고 다양한 적층공법의 기반기술이 요구되며 고아정공에 축적된 자동차용 구동모터 코어 제조 경험 및 소재가공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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