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美 희토류 협력 확대 필요

산업계, 美 희토류 협력 확대 필요

  • 비철금속
  • 승인 2022.10.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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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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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희토류 대중 의존 완화 추진, 국방부에너지부 중심으로 희토류 자급 정책 가속
광물 안보 파트너십 적극 참여 및 희토류 공급망 내 안정적 지위 확보 위해 노력해야

팬데믹 이후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미래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희토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희토류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IRA 등을 통해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가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 재편 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 등에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中 관영 언론 “희토류 수출 규제” 주장, 美 정부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 감소 본격 추진
미국 내 소비되는 희토류 금속 및 화합물 거의 100% 수입 의존, 중국산 78% 차지

이에 미국 내에서는 대중 희토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희토류는 국방산업을 포함하여 통신, 전기차, 태양광 등 미래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이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희토류의 안정적 확보는 미국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산업에서 차지하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할 경우 미국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 실추가 불가피하다는 정·재계의 우려가 깊어졌다.

희토류 국제 수요 및 미국 내 소비 현황. (출처=National Energy Technology Laboratory)
희토류 국제 수요 및 미국 내 소비 현황. (출처=National Energy Technology Laboratory)

국방, 전자, 소재, 친환경 등 모든 산업에 걸쳐 미국 내 희토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원유정제·자동차 등에 쓰이는 촉매제, 휴대전화·풍력터빈·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 증폭기·레이저용 광섬유에서부터 광·디스플레이 제조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2021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약 1억2,0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중국의 매장량이 4,400만 톤으로 세계 1위(약 37%)를 차지하고 다음으로 베트남(18.3%), 러시아(17.5%), 브라질(17.5%) 등이 많은 매장량을 자랑한다. 미국 내 희토류 매장량은 약 180만 톤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1.5% 수준에 그친다.

중국은 단연 전 세계 희토류 생산 1위 국가로 2021년 기준 글로벌 생산의 60%(16만8,000메트릭 톤)를 책임진다. 미국 내 생산은 약 4만3,000톤으로 전 세계 연간 생산(28만 톤)의 약 15%를 차지한다.

현재 미국 내 일부 희토류가 정광(concentrate)의 형태로 생산되고 해외로 수출되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소비되는 희토류 금속(metal) 및 화합물(compounds)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한다. 2021년 미국의 희토류 금속 및 화합물 수입 총액은 1억6,000만 달러로 전년 1억900만 달러에서 급증했다. 이중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에스토니아(6%), 말레이시아(5%), 일본(4%), 기타 국가(7%)로부터 수입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잡히는 통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희토류가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국방부, 에너지부 등이 주도해 희토류 등 희귀광물의 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韓, 미국 광물 안보 파트너십 참여국, 희토류 공급망 플레이어로서 역량 향상 필요

그리고 미국은 국제 희귀광물 공급망 안정을 위해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6월 14일 미국 국무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10개국과 유럽 집행위가 참여하는 MSP를 출범시켰다. 참여국들은 MSP를 통해 전 공급망 내 정부·민간 투자 협력을 증진하고 높은 수준의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준수에 합의했다.

또한, 연방 의회도 대중 희토류 의존 종식을 위한 입법을 검토 중이다. 상원에는 중국산 희토류 사용 감축, 국내 생산 증대, 공급망 혼란 최소화를 위해 ‘필수 에너지·희토류 안보 및 온쇼어링 법안’(Restoring Essential Energy and Security Holdings Onshore for Rare Earths Act)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미국은 희토류 등 희귀광물의 대중 의존도 축소를 위해 우방국과 협력에 적극적이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핵심광물 확보 전략서’에서 우선 협력 대상국으로 캐나다, 호주, EU, 일본과 함께 우리나라를 공동으로 지정했다. 우방국과의 주요 협력 분야로 ▲핵심광물 자원 발굴·개발 ▲프로세싱·리사이클 역량 개발 ▲공급 혼란 방지·리스크 관리 ▲공동 R&D 및 제조 육성 ▲직접투자 및 채굴권 등 국제 거래정보 공유 등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희토류 공급망 재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서 주요 플레이어로서 한국의 위상 제고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위해 국내 산업계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에 버금가는 프로젝트 금융, 다운스트림 제조, 광물 R&D 허브로서 국제 수준의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다행히 국제 광물 개발 공공-민간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몽골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 제조처리 기술, 경험 전수, 친환경 대체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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