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우주에서 노다지를 가져오라

황병성 칼럼 - 우주에서 노다지를 가져오라

  • 철강
  • 승인 2023.01.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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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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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복되는 생활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온갖 스트레스로 심신이 허약해진 직장인들에게는 탈출구가 필요하다. 복권을 사서 허황된 꿈을 꾸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평소 품었던 꿈이 실현되려면 금전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꿈을 이루기란 요원하다. 그래서 힘들지 않고 단 번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이 일탈의 도구가 복권이나 도박 등이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꿈이 이루질 리 만무하다. 항상 비극이 동반되는 것도 문제다. 29세의 나이로 요절한 작가 김유정의 소설에는 ‘노다지’라는 작품이 있다. 그 작품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은 꽁보와 더팔이다. 둘은 잠채(潛採) 꾼으로 노다지 발견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꿈꾼다. 꽁보는 동료와의 싸움에서 죽을 뻔했던 자기를 구해준 더팔이를 형이라고 부르며 의형제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발견한 금 앞에서 서로를 불신하며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이 작품은 하룻밤이라는 시간적 제약 속에서 모든 인간에게 잠재해 있는 황금에 대한 욕심과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연관 지어, 남들의 눈을 피해 금을 캐러 다니는 잠채 꾼의 행위와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심리적 갈등 구조를 표현했다. 탐욕이 집약된 물질적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당시 노다지를 찾아다니며 허황된 꿈을 좇던 시대상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1935년 3월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암울한 식민시대의 비극적 사회상이기도 하다. 

여기서 나오는 노다지의 유래도 흥미롭다. 구한말 당시 우리나라 광산의 이권을 갖고 있는 서양인들이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에게 금에 “손대지 말라(No touch)”는 말을 자주 했다. 그 소리를 금을 가리키는 말로 잘못 알아들은 우리 인부들이 ‘노터치’라는 말을 퍼뜨렸는데, 그것이 소리의 변화를 거쳐 ‘노다지’가 된 것이라고 한다. 이 유래에 따라 우리 한글 사전에도 노다지는 필요한 물건이나 이익이 많이 나오는 곳, 목적하는 광물이 많이 묻혀 있는 광맥의 두 가지 뜻으로 풀이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평구 원장의 신년 기자간담회 내용이 흥미롭다. 그의 노다지 확보 계획은 허황된 꿈인 것 같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꿈이 원대한 것은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그 계획이 꼭 실현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간담회 내용 주요 핵심은 자원빈국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피나는 노력으로 정의해도 틀리지 않는다. 우주에서 지원을 확보하려는 생각은 공상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원장은 그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이 것을 들은 참석자들이 놀란 것은 당연하다.

그가 공상영화처럼 내린 지령은 ‘우주에서 리튬을 학보 하라’이다. 미래 산업을 위한 핵심 자원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 속에 우주자원 확보가 포함됐다. 리튬은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비롯한 모바일기기나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광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이 원장이 밝힌 계획은 달과 화성에서 광물을 채취해 들여오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2045년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과 맞아떨어진다. 

우주자원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기존에 있던 국토우주지질연구본부 산하에 ‘우주자원개발센터’를 신설했다. 또 국토지질연구본부 명칭을 ‘국토우주지질연구본부’로 바꾸며 우주 현지자원활용(ISRU)에 쓸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름을 바꾸었다 해서 모든 계획이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연 계획대로 될까 하는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의심병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신뢰를 보낼 수밖에 없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혀도 좋다. 그 꿈이 허황되어도 괜찮다. 노다지 확보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필연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지자원의 활동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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