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재활용 단체, EU ‘WSR 개정안’ 비판

세계 재활용 단체, EU ‘WSR 개정안’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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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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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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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료 시장 왜곡, 스크랩 가치 하락에 따른 산업 위축 우려 제기

최근 EU가 비OECD 국가로의 철스크랩 수출을 제한하는 ‘폐기물 선적 규정(WSR) 개정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세계 재활용 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제재활용그룹(International Recycling Groups)은 지난 2월 2~4일 인도에서 열린 인도원료재활용협회(MRAI) 연례회의에서 “EU가 채택한 ‘폐기물 선적 규정(WSR) 개정안’은 ‘백도어 보호주의’에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톰 버드(Tom Bird) 국제재활용국(Bureau of International Recycling) 국장은 “기본적으로 EU의 ‘WSR 개정안’은 ‘백도어 보호주의’”라며 “이 개정안은 환경 보호, 공중 보건 및 불법 운송 방지를 위한 도구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EU 내에서 재활용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역내 철스크랩 공급업체들이 무역 파트너와 거래할 수 있는 비용으로 EU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다른 나라에서는 시장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 요점은 새로운 개정안이 국제 원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의 철스크랩 과잉 공급은 가격을 하락시키고, 국제 철스크랩 시장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재활용산업연맹(European Recycling Industries Confederation) 엠마뉴엘 카트라키스(Emmanuel Katrakis) 사무총장은 “‘WSR 수정안’이 적용될 경우 EU와 인도 간의 무역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1월~11월 인도의 EU산 철스크랩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도 철강부 루치카 고빌(Ruchika Govil) 차관은 유럽의 새로운 규정이 올바르게 시행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고빌 차관은 “이번 개정안과 유사한 선박 재활용 규정이 이미 시행 중이다. 해당 규정 시행 이후 EU 규정을 준수하는 인도 조선소로의 판매는 감소했고, 인도 조선소들은 이러한 규칙을 엄격히 따르지 않는 국가에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트라키스 사무총장은 “EU는 매우 엄격한 법률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 국가를 포함하여 모든 국가들에서 항상 법률이 공정하게 집행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규정을 지키는 인도의 철강업체들은 필요한 스크랩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으며, 규정을 지키지 않는 업체들이 스크랩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철강업계에서는 자국 내 철스크랩 부족으로 인해 향후 몇 년 동안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EU의 ‘WSR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MRAI의 다올 샤(Dhawal Shah) 수석 부회장은 “인도가 원자재의 약 30%를 유럽에 의존하기 때문에 WSR 개정안 시행 인도 철강업계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 부회장은 “현재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이를 시행하기 위해 철스크랩 등 관련 원자재가 필요하지만 유럽은 더 이상 원료를 수출할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이 딜레마이다”라고 지적했다.

개정된 WSR에 따르면 비OECD 국가로의 철스크랩 수출은 EU 관련 기구에 수출에 대한 동의를 신청하고, 제3자 감사를 통해 폐기물을 지속 가능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만 가능하다.

영국 금속재활용협회 수지 배리지(Susie Burrage) 회장은 “현재 영국의 철스크랩 공급업체들은 영국 정부가 EU와 유사한 수출 제한 규정을 수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금속 스크랩의 국제 무역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수출 제한 조치는 금속 스크랩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금속 스크랩의 수집 및 재활용 뿐만 아니라 재활용 회사의 투자 및 생산능력 확대 능력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스크랩재활용산업연구소(Institute of Scrap Recycling Industries)는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에서 스크랩 해외 수출이 제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철스크랩 수출 규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수출 규제가 신설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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