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미래 車강판 맛집 대결, 포스코 ’e오토포스‘ VS 현대제철 ’H솔루션‘

(창간 특집) 미래 車강판 맛집 대결, 포스코 ’e오토포스‘ VS 현대제철 ’H솔루션‘

  • 철강
  • 승인 2023.06.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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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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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장의 폭풍 성장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기존과 차원이 다른 미래 모빌리티 소재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고성능 차량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신소재 경쟁에는 기존에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탄소섬유강화스틱(CFRP) 등 차체 경량화를 목적으로 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왔다. 철강 소재가 이들 소재보다 더 무겁다는 이유로 금속 소재를 대체할 탄소복합소재의 연구가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고강도, 제동 안정성 등도 필수 조건으로 제시되면서 스틸(Steel) 소재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기존보다 얇지만 강성은 더 강한 ‘초고강력강판’ 개발에 성공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 저탄소 판재, 구동모터용 등 미래차 구성에 필요한 차강판 소재를 만들어내며 소재 채택률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또 비금속 소재 대비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친환경성과 경제성까지 입증받으면서 철강 소재는 친환경차 전환을 선도하는 대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편집자주>
 


◈ 'e Autopos', 마켓풀형+솔루션까지 ‘올인원’


 

▲ e Autopos CI./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초 기술력을 토대로 최첨단 철강소재를 개발, 배터리 전기차(순수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전용 부품을 신사업 역량으로 집중해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사 최초로 자동차 외판재용 인장강도 490Mpa AHSS 양산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전기차 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됐는데 차량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을 개발하는 데 발판 마련이 됐다는 평가다. 또 수소전기차 부품에 쓰이는 고전도 스테인리스강, 전기차의 심장을 빚어내는 하이퍼NO 등을 상용화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1년부터 친환경차 제품·솔루션 통합 브랜드 ‘e Autopos’을 런칭했다. 이 브랜드 주요 제품은 차체·섀시용 고장력 강판, 구동모터용 에너지 고효율 강판, 배터리팩 전용 강재,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등이 있다.

또 이 제품들은 마켓풀형 제품과 솔루션 제품으로 양 갈래로 나뉜다. 마켓풀형 제품은 차체/샤시 강판, 구동모터용 NO, 배터리 강판, 수소연료전지, 이차전지 소재로 구분하고 있다. 솔루션 제품으로는 EV 초경량 전용 플랫폼, PBP 배터리팩, 구동모터용 본딩코어, 멀티 매트리얼(Multi Material), 맞춤형 해석·이용 기술로 정하고 있다. 전기차 소재 개발과 양산에 필요한 전제품 공급과 함께 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해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드라이빙을 고객에 선사하겠다는 게 목표다. 
 

포스코의 기가스틸이 적용된 바디 컨셉 전기차(PBC-EV)./ 포스코 제공


e Autopos의 주력 제품으로는 포스코가 개발한 전기차 차체 솔루션 PBC-EV(Posco Body Concept for Electric Vehicle)와 배터리팩 ‘PBP-EV’(POSCO Battery Pack-Electric Vehicle) 등이 있다. PBC-EV는 기가스틸을 45% 이상 적용해 기존 동일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 대비 30%의 경량화를 이룬 제품이다. 

기가스틸은 1㎟당 100㎏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초고장력 강판이다. 또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보다도 강하고 가벼워서 미래차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PBC-EV에도 포스코의 차별화된 기술력이 적용됐다. PBP-EV는 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차 배터리팩으로, 기가급 이상의 초고강도 강재를 적용해 무게는 줄이고 충돌 안정 성능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가벼울 뿐만 아니라 구조적 강성도 갖췄다. 국제자동차안전표준이 요구하는 7가지 충격시험과 4가지 강성 시험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자동차의 충돌 안정성을 평가하는 미국 신차 평가제도(NCAP)의 안전등급 별 5개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또 포스코는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 소재에 사용되는 고내식·고전도 스테인리스강 ‘Poss470FC’도 독자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 금속분리판은 금속 소재에 금이나 탄소 물질, 질소화합물 등을 코팅하므로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값도 비쌌다. 반면, Poss470FC는 복잡한 코팅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부식에 잘 견디면서 전기 전도성을 유지하는 스테인리스강이다. 포스코는 2006년부터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2010년부터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부품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2018년부터 현대차의 수소전기 SUV ‘넥쏘’에 포스코 Poss470FC강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가스틸 외에도 ‘뉴 모빌리티’ 시대에 맞춰 전기모터 효율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친환경 전기강판 ‘Hyper NO’ 등 미래차를 겨냥한 철강제품을 개발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구동 모터코어. 포스코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소재가 적용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구동 모터코어. 포스코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소재가 적용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회사는 2018년 기존 무방향성 전기강판 성능을 한층 강화한 Hyper NO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종이처럼 얇은 두께와 특수 코팅 기술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소음과 진동에 획기적인 개선을 이뤘다. 기존 전기강판 대비 에너지 손실은 30% 낮고, 접착제 같은 기능의 셀프본딩기술 등으로 기존 용접 방식이 초래했던 전기적 특성 저하도 방지한 것이 제품적 특징이다. 

전기차의 경우 통상 주행거리 5km 연장에는 배터리 용량 증가로 23만5000원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하이퍼 NO를 적용한 구동 모터를 사용할 시에는 2만8000원으로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또 최근에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에 1조원을 들여 연산 30만톤 규모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짓고 있다. 준공을 완료하면 포스코의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능력은 총 4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중형 전기차에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이 평균 80kg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500만 대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 현기차 등 고객과 함께 하는 파트너쉽 ’H SOLUTION’


 

▲ H-솔루션 CI./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역시 자사 자동차 전문 브랜드 ‘H-SOLUTION(에이치 솔루션)’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소재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현대제철이 국내 출시한 차량용 전문 브랜드로 자동차용 기술이 응집된 브랜드로 고장력강과 핫스탬핑을 도입했다. 외부 충격에도 휘어지지 않고 내구성을 높였고 핫스탬핑(금형 안에서 급속 냉각하는 기술)을 통해 복잡하고 세련된 차량 외형을 만들 수 있다는 소재 비전을 제시했다.

에이치솔루션은 완성차 업체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물성, 성형, 용접, 도장 등 서비스를 제공해 완성차 업체가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게 골자다. 현대제철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맞춰 에이치솔루션 EV도 선보인 후 동급 전기차보다 무게를 9%를 줄이는 등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에이치솔루션에 품질 높은 소재들을 선보이기 위해 현대제철은 E-GMP 적용 소재, 고장력강과 저탄소 제품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제철 제공
▲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먼저 현대차 전기차 플랫폼 E-GMP에 적용되는 특수강과 부품 소재를 개발했다. 이는 현대차·기아와 공동 개발한 기술로서 현대제철이 합금성분 설계 및 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현대차·기아가 소재 개발 기획과 시제품 제작을 맡았다.

E-GMP 플랫폼에서는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과 변속기가 구동모터용 감속기로 대체되는데 이를 공략하기 위해 감속용 기어용 합금강 제조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고온 안정성을 확보해 감속기 기어 내구성을 기존 대비 약 2배 증가시키고, 주행 정숙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특성이 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되는 전기차 EV6 GT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 이 기술은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근거해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상용화 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돼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NET : New Excellent Technology)을 획득하기도 했다. 

차체 강화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회사는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냉연 1.5Gpa급 이상의 소재를 다양한 차체 부품에 적용할 것에 착안해 작년 1.5GPa급 MS(Martensitic)강판의 개발을 완료했다.

1.5GPa MS 강판은 기존에 개발된 동일 규격 강판 대비 평탄도 및 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1.5GPa MS강판’으로 명명했다.

일반적으로 1.5GPa MS강판은 높은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제조공정 중 급속 냉각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강판의 평탄도가 저하되고 제품 사용 중 수소 침투로 인한 균열이 발생하는 등 품질 확보가 어려워 자동차 소재로 상용화되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현대제철의 ‘프리미엄 1.5GPa MS강판’은 기존 동일 규격 강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단점은 보완한 것이 특징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개발로 그동안 유럽, 미주 철강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돼 향후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공급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1.5Gpa 멈추지 않고 일 년 만에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 양산 소식을 알렸다. 이는 세계 최초다. 

LCA(Life Cycle Assessments) 도입 확대와 차체 경량화 등 더욱 높은 수준의 초고강도 부품 수요가 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BMW는 7시리즈의 핫스탬핑 적용을 2022년 모델 기준 22% 확대했으며, 폭스바겐도 최신 전기차 ID Buzz에 적용 비중을 31%까지 늘리는 등 핫스탬핑 확대 적용은 세계적 흐름이 됐다.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GPa급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현대제철 제공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으며 부품 제작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충남 예산에 22기와 울산에 2기의 핫스탬핑 설비 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두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8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데 국내 1위, 세계 3위 규모다. 또 현재 적용 중인 차량 모델로는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 등이 있으며, 향후 다른 신규 차종에도 적용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올해 세계 최초 전기로를 활용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 생산과 부품 제작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한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을 생산한 것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 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 자동차 부품 프로토타입./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 자동차 부품 프로토타입./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의 저탄소 고급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미세 성분 조정이 가능한 특수강 전기로 정련 기술과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압연기술을 활용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인 저탄소 제품을 생산한 것이 핵심이다.

신규 설비가 아니라 기보유 중인 설비를 활용해 생산해냈다는 점에서 ‘하이큐브(Hy-Cube)로 대표되는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전략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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