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강자 '현대제철', 감속기로 iR52 장영실상 받았다

전기차 강자 '현대제철', 감속기로 iR52 장영실상 받았다

  • 철강
  • 승인 2023.08.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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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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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합금 설계로 전기차 감속기 기어 소재 개발
열변형 48% 낮추고, 내구성 105% 올린 것이 특징
"국내 EV 차량의 감속기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

(왼쪽부터) 현대제철 남궁승 책임연구원, 홍성민 책임연구원,  현대자동차 강민우 파트장, 이인범 연구원./ 현대제철 제공
(왼쪽부터) 현대제철 남궁승 책임연구원, 홍성민 책임연구원, 현대자동차 강민우 파트장, 이인범 연구원./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대표 안동일)은 기존 강종 대비 열변형과 내구성이 뛰어난 '고성능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으로 2023년 제29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현대제철이 장영실상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회사는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개발한 'TWB 핫스탬핑 차체 부품용 1Gpa 소재' 로 2020년 42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iR52 장영실상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의 산업기술상으로 1991년부터 신기술 제품을 개발·상품화해 산업 기술 혁신에 앞장선 우리나라 기업과 연구소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한 제품은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 기아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열처리 변형 저감과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저감됐기 때문에 기어 구동시 발생되는 소음을 감소시켜 주행 정숙성이 우수해지는 효과가 있다. 고온 안정성도 확보해 감속기 기어 내구성을 기존 대비 105% 증가시켰다. 

개발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서로 상반되는 내구성과 치수 정밀도라는 2가지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감속기 기어는 내구성을 부여하기 위해 크로뮴(Cr), 망간(Mn) 등의 합금성분을 첨가한다. 그러나 이 성분들은 첨가하면 할수록 기어의 내구성과 강도는 향상되지만, 가열과 냉각에 의한 치수 변형도 동시에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개발진은 서로 대립되는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내구성 향상과 동시에 열처리변형 유발 합금원소인 크로뮴(Cr)과 몰디브덴(Mo)을 과감히 줄이고 니켈(Ni), 규소(Si), 바나늄(V) 등을 첨가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E-GMP(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사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개발한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이 적용된 E-GMP(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사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측은 "개발 초기 과정에 있어서 기존의 기어 소재의 전통적인 합금원소를 저감시키는 것에 대한 상당한 심리적인 불안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개발 참여인원들이 가진 합금 설계해석과 TRIZ(발명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분석 등 기술적 역량과 장기간 관련 분야에 종사하면서 형성된 전문성을 서로 믿고서 과감하게 새로운 합금 설계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기어 소재와는 달리 규소, 니켈, 바나듐 첨가를 통한 새로운 컨셉의 합금 설계다보니 그에 맞는 침탄 열처리조건 개발도 필요했다"면서 "실제로 양산하는 로(爐)에서 많은 테스트를 통해 진행돼야 하는 부분인 만큼 협력사의 협조가 매우 필요한 일이었는데 소재 비교평가 자료 및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 등을 근거로 협력사를 어렵게 설득해 열처리 테스트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고성능 전기차 감속기 기어 소재 개발은 상반된 기술을 동시에 충족했다는 점에서 전기차 상품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외 타 경쟁 소재 대비 열변형이 저감되면서 정숙성이 제고된 점과 내구성도 크게 높인 점이 국내 EV 차량의 감속기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기아의 전기차 EV6 GT 감속기 소재에 양산 적용되기도 했다.

향후 목적기반차량(PBV)와 전기차 라인업 등 지속 발전 가능성에 대한 경쟁력 확보로 국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기차의 고성능화 및 부품의 경량화·소형화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소재가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가격적인 부문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쟁 소재 대비 95%, 해외 경쟁 소재 대비 70% 낮다.

현대제철이 작년 한 해 동안 전기차 감속 기어 소재로 벌어들인 돈은 16억3,000만원이다. 앞으로 고성능 신규 전기차 개발 확대에 따라 적용 물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 중장기 생산 계획을 토대로 한 2026년 매출 예상액은 382억2,000만원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대제철의 전기차 감속 기어 소재는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한 바 있다.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근거한 신기술인증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술 또는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개량한 우수 기술 가운데 경제적,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크고, 사용화 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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