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철강산업 운영지원단 정희돈 단장, “중소철강사 생존과 성장은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

(인터뷰) 철강산업 운영지원단 정희돈 단장, “중소철강사 생존과 성장은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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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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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경북 포항=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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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철강산업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 철강산업 미래 담보 위한 중요한 사항
운영지원사업 2025년 12월까지 5개년도 사업, 사업비는 약 1,354억원 투입
‘기술혁신 및 시장 창출을 위한 중소철강산업의 재도약과 지속성장’
철강산업 집약지 3개 지역 거점센터, 지역 내 중소 철강기업 생태계 활성화 도모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와 탄소배출 저감, 통상 문제 등 철강업계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후장대 산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철강업계에 날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대형 철강 제조사들은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도입 등 친환경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중소규모 철강회사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철강이란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중소 철강회사가 갖는 이점은 크지 않다. 이에 산업이 성장할수록 작은 규모의 철강사들은 점점 뒤로 물러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중소규모 철강사의 생존과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또한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중소 철강사가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  

이에 본지는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운영지원단을 이끌고 있는 정희돈 지원단장을 만나 중소 철강사의 생존 방향과 대기업과의 연계, 운영지원단의 노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정희돈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운영지원단 단장(사진=철강금속신문)
정희돈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운영지원단 단장(사진=철강금속신문)

Q.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배경과 경과를 설명해달라. 

A.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국제적인 위상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 대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미래지향적 기술개발과 새로운 산업 분야의 도래에 부응하는 혁신제품의 생산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기업과는 달리 국내외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급격한 산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중소 철강기업의 경우 기술경쟁력 약화 및 매출액 감소와 인력 수급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하여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최종 제품 생산을 위한 공급과 수요 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 철강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이야말로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중소 철강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여러 형태의 지원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살펴볼 때, 성장과 연결되는 기존 시장의 확장과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위해서는 중소 철강기업 나름의 고유 기술의 확보와 제품의 생산을 위한 노력이 제일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부족한 연구인력 및 설비 그리고 연구역량 등을 고려할 때 기업 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외부의 관련 기관들의 협력과 기술적 지원이 필수 요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하에 정부와 지자체의 R&D 지원 정책을 통해 산학연 협력 체제 가동을 계획하고 연구 결과의 사업화를 최종목표로 하는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이 착수됐다. 

본 사업은 2년여에 걸쳐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축이 돼 수행된 예비타당성조사 기획의 결과로서, 2021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5개년도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1,354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Q. 주요 지원 사업과 운영지원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A. 본 사업은 ‘기술혁신 및 시장 창출을 위한 중소철강산업의 재도약과 지속성장’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됐다.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지원 사업내용으로 미래·혁신 철강 신기술의 개발과 중소 철강산업의 생태계 강화가 있다. 

기술개발 부분에서 철강 제품의 고부가 가치화와 친환경 자원순환 기술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18개 기술개발 과제가 수행 중이며 주관기업을 포함하여 100여 개에 이르는 기관(중소, 중견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운영지원단에서는 자체적인 활동과 함께 국내 철강산업 집약지인 광양, 당진, 포항에 거점센터를 두고, 중소철강산업의 생태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운영지원단의 자체적인 주요 지원 활동으로서는 ▲18개 기술개발 과제의 성공적인 목표 달성과 국내의 중소철강사의 기술적 행정적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술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맞춤형 지원 활동 ▲분야별 기술 세미나와 관련 학회에서의 특별 session 등을 개최하여 신기술에 대한 정보 습득과 기업간의 교류 활성화 ▲운영지원단-기술개발 주관기업 간의 1:1 협의를 통한 연구 진행 협의 및 기업의 애로사항 청취와 문제 해결 ▲중소철강기업의 시장 확대와 개척을 목표로 하는 수요-공급기업 간의 연계 활동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정보 교환을 통한 상생 발전에 중점을 둔 워크샵 개최 ▲중소 및 중견 철강 기업간의 협조 지원이 있다.
 

SMK2023 행사 당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철강산업 재도약 성과 부스(사진=철강금속신문)

Q. 기술개발 사업 성과를 소개해달라 

A. 5년에 걸쳐 진행되는 본 사업은 2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사업이 끝나는 올해에는 2개의 개발과제가 완료될 예정이다. 주조 분야의 기술개발 과제로 수행했던 ‘표면경화 고망간강 주물 제품(영신특수강)’은 신기술인증(NET)의 신청과 함께 이탈리아의 건설기계 회사에 개발품을 납품하게 되었으며, 일본 및 미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켓팅 활동을 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의 양산을 위하여 전용 설비의 개발과 구축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통한 상당한 매출액의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가공 후처리 분야에서 수행된 ‘친환경 열처리 공정기술 개발과제’에서는 철강 제품 제조에 적용되어 왔던 납욕 열처리 공정을 대신할 수 있는 유동 열처리로 설계·제작기술(썸백)을 완성해 냉간압연 특수강 제조업체의 생산공정에 투입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그동안 납욕에 의해서 발생됐던 다양한 환경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서, 납욕 열처리로를 운용 중인 기업들에 또 하나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기술개발의 중간 결과에 의해서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듀플렉스 스테인레스 단조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는 태웅의 경우, 기술개발 과정에서 외국의 원자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일차적으로 10억원대를 넘는 수주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외국 기업들로부터 관련 제품에 관한 지속적인 개발 요청을 제안받고 있는 상태로서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입은 물론 기존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운영지원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원 활동 결과도 또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분야별 기술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기술정보를 제공해 기업의 기술개발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었으며,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애로사항 해결과 기술의 사업화 방안 등을 제공해 왔다. 특히 철강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혁신기술 보유 및 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 과제의 제안 활동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9일 진행된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 성과 교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희돈 단장.(사진=철강금속신문)
9일 진행된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 성과 교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희돈 단장.(사진=철강금속신문)

Q.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협업 사례

A.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분야로 공존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각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정보의 원활한 교류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음은 물론 철강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염두를 두고 운영지원단에서는 일차적으로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제품 중에서 공급자로서 중소기업이 개발 가능한 아이템을 선정해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을 수행한 바 있다. 

관련된 조선 대기업과 중소 주조기업에 대한 개별적인 면담과 기술 교류를 성사시켜 기술개발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그 결과에 힘입어 수소경제의 도래에 따른 액화수소와 같은 극저온 매체를 이송하는 설비의 소재와 부품을 개발하는 대형 기술개발 과제가 착수됐다. 

해당 과제를 통해 관련 설비에 투입되는 플랜지, 밸브 그리고 각종 피팅 부품 등의 주조제품 국산화와 고부가 가치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한편 수요가로서 중소·중견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교류에도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활용처가 넓어지고 있는 대기업의 고망간강 개발 경위와 향후 예상되는 활용 범위에 대해서 중소 중견기업 대상으로 여러 차례 기술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또한 해상풍력과 태양과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으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대기업에서 생산 또는 개발하고 있는 기초 소재에 대한 기술교류회를 주관했다. 이와 같은 수요·공급 기업 간의 연계와 함께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상생관계 수립 및 발전은 운영지원단의 주요 활동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수행할 것이다. 

Q. 광양, 당진, 포항 등 3개 거점센터의 역할과 성과가 있다면?  

A. 우리나라의 철강산업 집약지인 3개 지역에 거점센터를 두어 지역 내 중소 철강기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각 거점센터에서는 산업간 협의체를 구성해 서로 다른 비즈니스 분야 간의 정보 및 기술 교류를 유도하고 있으며, 애로사항 해결과 혁신 기술개발를 위한 수요제안 및 과제화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 특성화 산업 분야를 선정하고 육성해갈 예정이다. 

포항거점센터는 주조와 분말 제조 기술의 고도화와 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한 선도적인 연구개발 및 기업 지원을 위하여 국내 최대의 열간등방압 소결장비(HIP)를 위시한 각종 관련 장비를 구축 중이다. 

광양거점센터는 강관제조 기업과 조선 산업을 위한 열처리 기술의 고도화에 중점을 두고 관계 시설을 확보하고 각종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당진 거점센터는 전기자동차용 소재 개발과 부품의 성형화 기술을 고도화시키기 위해서 관련 연구기관과의 업무 협력을 통해서 연구 및 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내 중소 중견 철강기업의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사업 전환이 이루어져 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향후 이러한 노력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각 거점센터의 확대 및 신설을 통한 지원 가능 영역을 확장시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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