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스틸의 당진 전기로 재가동이 우려되는 이유

리버티스틸의 당진 전기로 재가동이 우려되는 이유

  • 철강
  • 승인 2024.01.22 06:05
  • 댓글 1
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舊) 동부제철의 유물인 당진 미니밀(전기로 및 열간압연 설비)의 국내 재가동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황 속에서 확인되지 않은 재가동 소문은 불필요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지난 2022년에 KG스틸은 구 동부제철의 미니밀 설비를 영국의 리버티스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서 매수자 옵션 조건이 있었고, 옵션 기한이 수차례 연기되었다가 지난해 12월 11일에 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서 올해 1월 2일까지 잔금 납부로 모든 매각 절차가 마무리 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리버티스틸은 잔금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 잔금 지급을 다시 미뤘다고 한다. 

리버티스틸은 당진 전기로 열연셜비를 매입한 이후 루마니아 갈라티제철소로 이전하거나 국내에서 재가동하는 두 가지 선택을 남겨뒀다. 최근 매각계약이 종료되면서 국내 재가동 추진 소문이 다시 돌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국내 법인을 설립했고 한전에 전력 공급을 요청했던 것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 철강 투자를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 야마토스틸이 지금은 대한제강 소유로 바뀐 와이케이스틸을 국내에 설립한 사례가 있다. 외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긴 하지만 국내 철강산업의 상황을 감안하면 여러가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다. 8년이 넘는 기간동안 멈춰졌던 당진 미니밀은 연간 280만~300만 톤의 열연강판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열연강판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외판용 생산량은 2021년까지 연간 1,400만 톤대를 기록했다가 2022년에 1,048만 톤, 2023년에는 1,145만 톤에 그쳤다. 코로나 팬데믹과 지난 2022년의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로 인한 포항제철소 생산 차질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부진했던 것은 분명하다. 이런 와중에 일본산과 중국산 열연강판이 저가에 상당량이 유입되며 국내 시장 왜곡 우려도 커졌다. 

당진 설비가 재가동 되면서 수입재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 전기로 열연설비를 운용하는 데에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과거에 경험한 바 있다. 과거 동부제철뿐 아니라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전기로 열연설비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결국 가동을 멈췄다. 철스크랩만으로는 고품질의 제강 쇳물을 만들기 어려워 생산할 수 있는 열연강판 강종이 제한을 받았고, 쇳물 원가도 용광로-전로 공정에 비해 높아 오랜 기간 적자를 봤다. 연연속 설비의 강점이 발휘되지 않은 것이다. 

과거 동부제철은 쇳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직접환원철(DRI)을 수입하여 스크랩과 함께 사용해 제조원가가 높아졌고, 고급 강종 생산을 계속 두드렸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상황은 유사했다. 당진 미니밀이 리뱀핑을 거쳐 재가동 되더라도 기술적 한계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리버티스틸이 고로 기반의 업체라 전기로 운용 경험과 기술이 높은 수준이라 보기 어려워 과거 동부제철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원료 수급도 문제가 된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 고급 스크랩 조달은 쉽지 않다. 철스크랩 자급도도 90%를 밑돌기 때문에 항상 일정량의 수입이 필요하다. 당진 미니밀이 다시 가동되면 300만 톤 이상의 철스크랩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이는 철스크랩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신설하거나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의 새로운 전기로 생산능력은 600만~650만 톤 정도로 추산된다. 두 회사 모두 철스크랩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철스크랩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한데, 국내 발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철스크랩 부족은 이어질 것이다. 리버티스틸이 국내 업체들보다 높은 매입경쟁력을 갖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점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D**** 2024-02-03 00:26:07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