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철강재 신뢰성, 표기(KS)와 검증(QREAL)으로 완성

[대장간] 철강재 신뢰성, 표기(KS)와 검증(QREAL)으로 완성

  • 철강
  • 승인 2026.04.27 06:05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도금강판·컬러강판·H형강 등 주요 철강재 한국산업표준(KS)에 원산지 표시 의무를 포함하는 개정안을 예고했다. 겉으로는 표시 항목 하나가 늘어난 것에 불과하지만, KS의 ‘기술·품질 중심’ 틀을 유통 현장으로 확장하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KS는 규격, 물성, 시험 방법, 허용 공차 등 기술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제도였다. 원산지는 대외무역법의 영역으로 남겨졌고, KS가 이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결함이 아니라 기능 분리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제품을 KS 표준명과 규격으로 먼저 인식한다. KS 인증이 신뢰의 표지가 되면서 ‘KS 제품=국산’이라는 인식이 뒤따랐고, 원산지 정보는 서류에 있어도 현장에서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괴리가 누적돼 왔다.

개정안은 이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다. KS 표시 사항에 원산지를 넣어 표준이 ‘출처 정보’까지 포괄하도록 했다. 다만 원산지 ‘판정’이 아니라 ‘표기’가 핵심이다. 적정성 판단은 관세당국이 담당하고, KS는 제품에 표시를 의무화해 현장에서 식별 가능하도록 돕는다. 표준의 권한을 넓히기보다, 현장의 확인 가능성을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둔 설계다.
형강류에 제조사 약호 중복 방지 기준을 반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산은 비교적 통일된 약호를 쓰지만, 수입재는 기호·도형·문자 혼용 등 표기가 제각각이라 제조사 식별이 쉽지 않았다. 

신규 인증에서 중복 여부를 확인하면 표기 체계가 정리될 여지가 크다. 철근이 ISO 기반 국가 약어로 혼선을 줄여 온 경험도 참고가 된다.
도금·컬러강판 표준에서 6가 크롬 시험 기준을 정비하는 움직임 역시 ‘현장 작동성’이라는 방향을 공유한다. 시험이 무엇을 측정하는지, 관리 대상이 어디인지가 어긋나면 해석 혼선이 생긴다. 코팅층을 관리하려면 코팅층에서 확인되도록 시험 방법도 그 목적에 맞게 정리돼야 한다. 표준이 단지 규격을 선언하는 문서가 아니라, 유통·관리 단계에서 판단 근거로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대목이다.

원산지 표시 의무화는 이미 대외무역법을 통해 강화돼 왔다. 수입재의 국산 둔갑은 건설 현장의 품질과 직결되고, 표시 미흡에 대한 시정조치도 뒤따른다. 단순 가공으로 표시가 사라졌다면 가공업자가 다시 표기해야 한다는 원칙도 자리 잡았다. KS 개정은 이러한 관리 흐름을 표준 단계에서 보완해 ‘처음부터 보이게’ 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관심은 ‘표시 이후’로 옮겨간다. 표기가 늘수록 중요한 질문은 ‘그 정보가 맞는지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다. 이때 품질검사성적서(MTC) 기반 QR 인증 서비스 ‘QREAL(큐리얼)’이 주목된다. 큐리얼은 MTC에 QR코드를 부여해 스캔하면 협회 서버의 원본 데이터와 대조해 진위를 확인하는 구조다. 밀시트 번호, 강종, 규격, 제강사, 주요 시험 결과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문서를 읽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일치’를 확인하는 검증으로 나아가게 한다. 표면의 마킹과 문서의 숫자가 결국 같은 데이터를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표기 확대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KS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규정해 왔다면, 큐리얼은 ‘그것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도구다. 물론 현장의 수용력과 운영 비용이라는 과제는 남는다. 그럼에도 KS에 원산지가 새겨지고, 큐리얼로 검증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철강 유통의 기준은 다시 한 번 바뀔 것이다. 그 변화가 규제로만 남을지, 신뢰를 강화하는 장치가 될지는 제도 이후의 현장이 결정한다. 이제부터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