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價 급등, '회색 코뿔소' 아니었나

철스크랩價 급등, '회색 코뿔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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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5.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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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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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강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급등이라는 평가지만 돌이켜보면 실은 예견된 결과에 가깝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제강사들은 철스크랩 구매에 여유로운 태도를 취해왔다. 국내 물동량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었고 수입은 국내보다 높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제품 시황 부진과 정기 대보수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대부분 재고 확보 대신 관망 전략을 이어왔다.

문제는 시장이 차츰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등 위기의식으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고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활발한 구매를 보였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누적 발생량 부족으로 제강사별 비공식 특별구매는 지속돼 왔다. 공급 감소 조짐은 이미 여러 차례 감지됐다.

그럼에도 제강사들의 구매 대응은 다소 안이했다. 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장기 전략보단 단기 움직임에 집중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해외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때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 기회가 있었지만 국내 구입에만 집중하며 수입은 미룬 모습이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철스크랩 수입은 9만1,000톤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38.7% 급감한 수치로 월별 수입은 1996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다.

결국 시장이 상승 전환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제강사들이 한꺼번에 구매 인상에 나서면서 추가 인상 기대감에 공급은 더욱 급감했고 가격 상승 속도도 가팔라졌다. 뒤늦은 구매 열기가 가격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철스크랩은 생물이라 했다. 생산품이 아닌 발생재인 만큼 변덕스럽고 비이성적인 상황도 종종 목도된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적자 늪에 빠진 전기로 제강사들에게 원료 구매 전략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번 급등을 단순 시장 변수로 치부하면 같은 상황만 되풀이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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