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표시 의무제만 가지고는 어림없다

원산지 표시 의무제만 가지고는 어림없다

  • 철강
  • 승인 2012.05.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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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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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 철강재의 불공정 유통 행위에 제동을 거는 원산지 표시 의무제 불이행 업체에 대한 정부의 단속 결과가 지난 7일 발표됐다.

  사실 철강업계는 지금 수입 철강재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상태에서 저가를 무기로 들여온 수입 철강재들 때문에 가격 기준마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수입 철강재들은 편법과 불법으로 수입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이는 국내 철강 시장을 더욱 왜곡, 교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피해를 줄 소지가 다분한 실정이다.

  이에 철강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불공정 철강재 수입과 유통에 실질적인 제재를 국회와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했고, 그것이 지난번 건설기술관리법(건기법) 강화와 이번 원산지 표시 의무 위반 단속 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건기법과 원산지 표시 의무제 등의 실질적인 강화와 실행은 분명히 불공정 수입재의 유입과 유통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本紙와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2000년대 중반 이후 철강재 수입 증가의 문제점에 대해 누누이 지적해 왔고 대응조치 마련을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업계나 정부 등의 준비는 미미한 수준에 그쳐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때문에 이미 국내 철강 유통시장의 상당 부분이 수입 철강재에 의해 점유되었으며 이미 상당수 유통업체와 수요가들이 수입재에 익숙해진 것이 사실이다.

  어느 대형 유통업체 사장에 따르면 “수입재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느슨했다. 반대로 수입재를 주로 취급하는 업체 대표들은 상당수가 젊고 무척 똑똑하며 약삭빠르다. 이미 품질과 가격을 못 맞추면 사업을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이에 대처하는 등 더욱더 경쟁력이 강해진 상태다”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수입재와의 전쟁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특히 최근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냉연판재류에서도 이미 수입재의 시장 잠식 속도가 너무 빨라 놀라게 된다. 냉연판재류 수입 증가의 주원인은 바로 중국산인데 품질 등에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 냉연판재류 생산업체들은 수요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배전반용 산세강판(PO)을 탄성을 높인 냉연강판(CR)으로 맞춰주는 것을 들었다.

  수요가의 요구에 품질과 가격을 맞춰야 한다는 절대명제를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품질도 기대 이상으로 빨리 확보하고 있는 중국 철강사들이 저가로 수출한다면 아마도 당해낼 방법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해보게 된다.

  비록 최근 들어 조금씩 변화는 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철강업계나 정부, 여타 기관들의 수입재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여전히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일부 철강사들이 적극적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실질적인 대응 방법 강구와 실행에서는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예를 들면 철강재 원산지 표시 의무제는 아직도 너무 허점이 많으며, 건기법은 법만 있지 이를 실행하거나 위반 시 단속할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국산 보론 첨가강에 대한 통계나 실태조사도 여전히 실질적인 효과가 없으며 후판과 컬러강판의 수출입 통계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불과 몇 년 만 계속된다면 국내 철강시장은 수입재에 의해 완전히 좌지우지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야말로 급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정부와 법과 제도는 아직도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 불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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