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H형강 수출 자율 규제, 채근해야

中 H형강 수출 자율 규제, 채근해야

  • 철강
  • 승인 2012.05.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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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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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철 기자
  지난 3월 23일 중국 상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봉형강/열연 품목별 분과위원회’에서는 귀중한 소득이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중국의 마안산강철, 진시강철, 라이우강철 등 주요 H형강 수출업체 3사가 보론 첨가 H형강 수출 중단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업체는 국내 H형강 제조사들이 적정 수입량으로 보고 있는 월평균 3만톤을 조금 넘는 연간 38만톤 수준으로 국내 중국산 H형강 수입 물량을 자율 축소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런 성과는 중국의 보론 첨가강 편법 수출이 국내 유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인식한 한국철강협회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의 대응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의 지난해 철강재 수입은 2,509만톤으로 전년 대비 7.9% 줄었으나 중국산은 오히려 17.4% 증가한 1,020만톤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 비중은 H형강 82%(전년比 10%p↑), 중후판 60%(전년比 5%p↑), 철근 42%(전년比 6%p↑), 열연 40%(전년比 8%p↑)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H형강의 약 25% 이상이 보론 첨가강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론을 첨가한 H형강을 합금강으로 수출하는 경우 13%의 증치세를 환급 받을 수 있어 저가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 확대가 빠르게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우리나라로의 수출 물량을 줄이겠다는 중국의 이런 소중한 약속과 기회가 잘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지난 3월 당시에도 H형강 수입업체들은 중국의 H형강 수출 자율규제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07년에도 비슷한 언급이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런 우려는 1~4월 H형강 수입 실적에서도 입증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4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H형강은 32만6,08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가 늘었다.

  특히 중국산 H형강은 같은 기간 27만4,954톤이 들어오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8%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수입 제품 중 국내 점유율도 84.3%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H형강의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76.0%였다.

  단순계산으로 중국 업체들이 주장했던 월평균 수출 물량 3만톤을 적용하면 앞으로 3개월가량만 지나면 중국 업체들이 약속한 38만톤의 중국 H형강이 이미 국내에 수입되게 된다.

  중국의 약속이 또다시 ‘공염불’이 된다면 국가 간의 신뢰를 저버린 중국은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채근하고 노력하는 우리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우리가 우려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약속이 깨지더라도 다음 번은 더 정당한 입장에서 상대방과의 대화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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