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공업체를 찾아서>파주지역 철 스크랩 업체

철 스크랩 거래 시 ‘부가가치세 매입자 납부 특례제도’(이하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행된 지 5개월을 지나면서 효용과 무용론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제도 도입 취지인 ‘세금 탈루로 시장 교란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철 스크랩 거래질서 정상화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지만, 영세업체에는 귀찮은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즉 대규모 물량을 취급하는 대상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소규모 물량을 취급하는 소상들에는 그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비효율적인 제도가 되고 있다.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는 사업자 간에 철 스크랩을 거래하는 경우 매입자가 대금을 매출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지정 은행 전용계좌에 입금하면, 가액은 매출자에게 지급되고 부가가치세는 국고에 납입하는 제도이다. 다행히도 개인 등 사업자가 아닌 자와 거래 시에는 이 제도가 해당하지 않는다. 손수레로 수집하는 동네 수집상들은 제외되는 것이다.

파주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소상 수집업체 대표는 “물건을 납품하는 사업자들이 계좌를 통한 입금보다 직접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일이 제도에 관해 설명하지만, 이것을 수긍하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 과거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라고 지금의 난감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또한, 한 대상 업체 대표는 “투명한 거래와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한 제도라는 것에 공감이 가지만 직접 부닥치는 현장에서는 취지와 어긋나는 요구를 해 오는 사업자들이 많다”면서 “소상들의 요구가 이해가되는 것은 손수레로 수집하는 어르신들은 하루 벌어 연명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에서 빠른 현금 지급이 우선돼야 하므로 계좌 입금보다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말했다.

동 스크랩의 경우 먼저 시행됐지만, 아직 무자료 거래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적인 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제도 도입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는 철 스크랩 업계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소득세 원천징수제도’가 국회에 발의됐지만 국회 통과라는 큰 장벽 앞에 가로막혀 있다.

철 스크랩 업을 30년 동안 했다는 한 소상 업체 대표는 “고물상이라고 천대받으며 하루하루 살기가 어려웠던 과거에도 세금만큼은 속이지 않고 꼬박꼬박 냈다”면서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 같은 제도도 양심을 속인 일부 업체들로 말미암아 도입된 것인 만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실성 있는 제도로 정착되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야 마땅하다. 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다. 국가는 과세권이 있으며 국민에게는 납세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탈루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는 현실성과 너무 동떨어진 제도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 제도를 비웃듯 무자료 거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로잡을 개선안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