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영선재, 회사 매각설? 알고 있다

(인터뷰) 한영선재, 회사 매각설? 알고 있다

  • 철강
  • 승인 2019.06.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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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희정 기자 hjkim@s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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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전 후 불거진 이야기일 뿐... 경영 안정화가 우선

최근 냉간압조용강선(CHQ-Wire) 업계는 여느 때보다 힘든 여름을 맞고 있다. 중국 현대자동차 공장 철수에 이어 기아자동차까지 연이은 공장 폐쇄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어 불과 며칠 전까지도 진행됐던 르노삼성 노조 파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가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업계가 피할 수 없는 불황 국면에 진입하면서 몇몇 업체를 향한 불안한 여론이 형성됐다. 그중 한 가운데에 한영선재가 있다. 한영선재는 지난해 공장 이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혹을 떠안았다. 이에 본지는 한영선재 최두철 대표를 만나 회사를 둘러싼 여러 소문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회사를 매각한다는 얘기가 있다.

매각설은 부풀려진 것이다. 대신 합병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CHQ 업계는 다품종으로 이뤄졌다. 강종부터 크기까지 제품이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 모든 제품군을 한 회사가 전부 생산하려고 하니 고정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가운데 현대종합특수강(대표 임영빈)의 증평 공장 증설까지 대두되면서 CHQ 업계는 많은 문제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각 업체별로 특화 강종을 생산해야 한다.

현 구조에서 이렇게 진행되려면 합병이 선제돼야 한다. 올해 초에 선재협의회 주최로 열린 정기총회에서도 이런 생각을 밝혔다. 현대종합특수강의 공장 증설 문제가 대화에 오르자 농담처럼 우리 공장을 사가라고들 했다. 자동차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 텐데 현재처럼 많은 업체 수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면 규모를 키워 고정비용을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지난 5월 대호피앤씨(정경태, 박창섭 각자대표)와 자리를 가졌다. 협상 과정에서 결렬돼 큰 진전은 없었다. 무산된 이유는 간단하다. 사려고 하는 자는 적은 금액을 제시하고 팔려고 하는 자는 그 금액에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회사는 다른 대안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부도설은 한 7년 전부터 흘러나온 묵은 얘기다. 그리고 솔직히, 6월은 다들 어렵지 않나.

 

▣ 그렇다면 회사의 자금 상황은 소문과 다른지 궁금하다.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회사의 자금 상황이 안 좋아진 이유는 간단하다. 물건이 안 팔려서다. 물건이 안 팔린 이유는 바로 업계에 있다. 지금 제품 가격이 톤당 15만원 내려갔다.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원자재를 공급하는 포스코(회장 최정우)도 단가 인상에 전전긍긍하는 마당에 신선사들이 되려 제품 가격 내리는 데 앞장섰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지난 1분기 적자 전환했고 세아특수강(대표 전주병), 대호피앤씨도 조금 앞설 뿐 이와 상황이 비슷하다. 앞서 합병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판매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인데 우리 회사도 우르르 그 판에 뛰어갈 순 없다. 그래서 판매 하지 않았다. 이게 우리 회사 자금 상황이 악화된 첫 번째 이유다.

다른 요인으로는 공장 이전 과정에서 생긴 자금 압박이다. 회사가 공장 이전하며 놓친 부분이 하나 있다. 은행 대출 가능 금액이다.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대출 규모의 80~90%가 나온다. 안산 반월공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외 지역은 53~55% 수준이다. 부지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간과했다.

현 공장 짓는 데 공장 부지 포함해 230억원이 들어갔다. 이전 공장을 95억원에 매각했고 남은 금액의 70~80%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절반 나왔다. 그러다보니 회사 자금이 공장 이전에 많이 들어갔다. 

▣ 올해 초 공장 이전이 마무리됐다. 피막 설비를 들여놓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다. 

문제 있었다. 공장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현금이 투입돼 유동자금이 줄었다. 처음 피막 설비를 놓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업체와 진행했는데 그 업체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결국 다른 업체와 계약해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졌다. 본래 2개월을 예상했으나 6개월이 걸리며 생산이 늦춰졌다.

▣ 그럼 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

오늘도 외국 바이어가 공장 견학을 하고 갔다. 이 회사와 거래한 2년의 시간 동안 제품 품질에 대한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우리 회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 알지 않나. 품질 나쁘면 절대 쓰지 않는다.

▣ 지난 철의 날 행사 때 수출 공로를 인정받아 회사의 오현철 상무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수출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 궁금하다.

참 고맙게도 우리 회사 직원들이 수출 실적을 많이 끌어 올렸다. 2016년 이후로 수출은 매해 300%, 500% 성장 중이다. 올해는 더 나아가 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루에 20톤 컨테이너 박스가 6대씩 매일 매일 나간다.

수출시장에 나갈 때부터 저품질, 저가로 승부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물건은 최고로 좋게 만든다. 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다.

수출지는 일본,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하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라마단으로 인해 한 달가량 거래가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실적이 좋았다.

또 원소재가 탄탄히 받쳐준 덕도 있다. 우리는 전량 포스코 소재를 사용하는데 제품 품질의 토대가 거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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