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친환경 LNG 추진선으로 저탄소 시대 대비

포스코, 친환경 LNG 추진선으로 저탄소 시대 대비

  • 철강
  • 승인 2020.12.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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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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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친환경 원료 LNG추진 대형 벌크선

국산화 니켈강 9%, 후판 4만2,000톤 사용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친환경 철강재 사용을 통해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바로 포스코가 세계 최초의 친환경 원료 LNG추진선 제작에 철강재를 공급한 것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선박 고정용 밧줄을 손도끼로 자르는 도끼의식과 함께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 벌크선 두 척에 'HL에코'호, 'HL그린'호 이름을 붙였다. 두 배의 LNG 연료탱크에는 포스코가 최초로 국산화한 9%니켈강이, 선체에는 포스코 후판 4만2000톤이 사용됐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호주를 오가며 철광석과 석탄을 제철소에 실어 나르게 된다.

포스코의 9%니켈강은 LNG 저장탱크 제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강종으로, 영하 163도의 극저온에서도 연료탱크가 깨지지 않는 우수한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한다. 이 강종은 과거에 해외 특정 철강사들만 생산할 수 있다 보니,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9%니켈강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포스코는 1993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후, 품질 안정화를 거쳐 2007년부터 소재 생산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 최근에는 우리나라 조선 3사와 함께 LNG 탱크 기술 개발에 협력해 왔다. 그리고 지난 11일 포스코는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 벌크선 연료탱크에 당사의 9%니켈강을 적용함으로써, 최초의 소재 국산화를 이뤄낸 것이다.

원래 선박용 극저온 LNG 탱크 소재는 IMO규정에 따라 니켈합금강, 스테인리스강, 9%니켈강, 알루미늄합금 4종류만 사용하게 되어 있었는데, 2년 전 추가된 소재가 하나 있다. 주인공은 바로,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 9%니켈강은 원소재인 니켈의 가격이 비싸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에 비해 망간은 가격이 니켈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서 수급 안정성이 높다. 이미, 포스코는 2017년 12월, 당시로써는 세계 최대의 LNG 추진 벌크선이었던 5만톤 급 내항선 그린아이리스호의 연료탱크용으로 고망간강을 공급한 바 있다.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벌크선 HL그린호가 시험 운항하고 있다. 노란색 구조물이 감싸고 있는 타원형의 탱크가 포스코9%니켈강이 최초로 적용된 LNG연료탱크=사진제공 포스코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벌크선 HL그린호가 시험 운항하고 있다. 노란색 구조물이 감싸고 있는 타원형의 탱크가 포스코9%니켈강이 최초로 적용된 LNG연료탱크=사진제공 포스코

 

지난해 전 세계 LNG수요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3억5,900만톤으로 미국의 석유가스회사 Shell은 2040년 LNG 수요가 7억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유엔소속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규정을 맞추지 못하는 선박은 회원국의 항구에 입항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조선업에서도 LNG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올해 8월 발표한 ‘新造(신조) 발주 집중될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현황과 향후 전망’ 에 따르면 LNG추진선 건조 규모는 2020년 20조 원에서 5년 만에 6배 이상인 13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9년까지 발주될 선박은 2,500~3,000척으로, 2030년이 되면 국내 건조되는 선박의 60%가 LNG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0년 전,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연차보고서를 통해 처음 언급한 ‘천연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가 다가오는 저탄소 시대에 발맞춰, 바다 위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LNG는 기존 연료 대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90%, 이산화탄소 30%를 배출 저감하는 효과가 있는 친환경 연료다. 벙커C유와 대등한 수준의 연비에, 가격 또한 저렴하다. 올해는 공급확대와 코로나19로 인한 에너지 수요 위축으로, 한때 석탄보다 가격이 저렴해지기도 했는데, 동북아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기준으로, 3월 말 천연가스 거래 단위인 1MMBTU(Million British Thermal Unit)의 가격(2.43달러)이 같은 열량의 호주산 석탄 가격(2.56달러)을 밑돌았을 정도다.

IMO2020에 따라 올해부터 선박 배출가스의 황산화물의 양을 기존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낮춰야해 LNG연료 사용이 더욱 장려되고 있다. LNG를 쓰지 않고 이 기준을 충족할 방법은 연료를 바꿔 황 함유량이 낮은 저(低)유황유를 쓰거나, 벙커C유와 같은 기존 연료를 그대로 쓰되 배출 가스에서 황을 제거하는 탈황설비(스크러버)를 달면 된다. 그러나 저유황유는 원료가격이 높아 선박운영비를 높일 수 있고, 탈황설비는 설치비용이 높은 데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공간에 제약이 있을 경우 선박에 설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탈황설비 장착 선박을 제한하기도 해 확산에 한계가 있는 상황. 이에, LNG와 중유를 이중연료로 하는 듀얼퓨얼(Dual Fuel, DF)엔진을 장착한 ‘친환경 LNG추진선’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지난 2018년 6월, 해양수산부•포스코•에이치라인•KOGAS간 ‘친환경 LNG 추진선박 발주 위한 업무협약서’ 체결한 이래, 그해 12월부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 정확히 2년만인 지난 11일 명명식을 연 것이다. 포스코는 전체 원료운반선 중 절반 이상인 20척은 지난해까지 탈황설비를 장착하고, 나머지 원료선은 LNG와 저유황유를 사용함으로써, 바다 위에서도 저탄소, 친환경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LNG추진선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 나가는 이유는 풍부한 대형 선박 건조 경험과 노하우와 같은 종합경쟁력이 우수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LNG추진선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요소기술경쟁력 분야用 기자재인 ‘연료탱크’, ‘엔진’, ‘연료공급시스템’에서 한국이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솔린차가 전기차로 변하듯, 연료의 변화에 따라 선박의 엔진도 변하고 있는데, 국내 조선사는 중유와 LNG를 이용하는 듀얼퓨얼엔진 뿐만 아니라, 이보다 연비가 10% 우수한 최신형 엔진까지 LNG추진선에 적용한 경험이 풍부한 데다, 독자적인 연료공급시스템까지 구축하고 있다. 연료탱크 역시 LNG운반선과 동일한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및 건조 기술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시작된 'IMO2020'이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탄소 배출을 70% 수준으로 낮추면 수소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LNG를 과도기적 연료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그날이 오기까지 최소한 향후 10년, 30년을 대표할 친환경 선박이 LNG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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