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탄소중립 실천으로 ‘친환경 제철공정’ 대전환

철강업계, 탄소중립 실천으로 ‘친환경 제철공정’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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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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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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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부터 재생에너지 확대

현대제철, 전기로 도입 및 친환경 제철소 구축

동국제강, ‘에코아크 전기로’ 통해 기술 고도화

철강업계가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맞춰 친환경 제철공정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중국 일본 등에 이어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기업들은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줄이거나 흡수하는 탄소량을 늘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 제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온실가스를 다섯 번째로 많이 배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소비자에게 또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개별 기업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그 기업의 평판을 좌우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저탄소 친환경 제철 프로세스로의 대전환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철강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외부적으로 지구 온난화 위기 속에 시장과 고객의 저탄소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매년 높아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포스코의 저탄소 친환경 제철 프로세스로의 대전환 중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H₂)를 사용하여 철을 생산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철광석과 화학반응하면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하지만, 수소는 물(H₂O)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정부 및 국내 철강사와 협업하여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시험설비를 건설하여, 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FINEX 유동환원로의 일산화탄소(CO)에 수소가 일부 혼합되어 있는 방식을 100% 수소로 전환하기 위해, 유동 환원 조업이 기존 FINEX와 어떻게 다른지 기술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수소환원제철 전용의 새로운 전기로 공정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화석연료로 만든 DRI는 침탄반응에 의해 탄소가 소량 함유되어 있다. DRI에 탄소가 함유되면 철(Fe)의 녹는점이 1538℃에서 200~300℃ 낮아져서 용융이 쉬워진다. 반면 100% 수소로 생산한 DRI에는 탄소가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용융이 어렵기 때문에, 수소환원제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기로와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전기로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포스코는 1992년 FINEX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07년 상용화 이후 현재까지 파이넥스 공장에서 누계 3,400만 톤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개발 단계는 Lab(컨셉검증)-Pilot(연속공정검증)-Demo(상용화검증) 단계를 거쳐 상용화 확대로 이어지는데, 포스코는 FINEX 공정 개발과정 중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여, Pilot 단계 없이 2025년부터 Demo 단계에 돌입, 2030년까지 HyREX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여,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전기로=현대제철 제공

이어 현대제철은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CCUS, 수소 생산·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 협력을 위한 탄소중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협약으로 부생가스 내 수소를 단순 분리해 정제하는 기존의 상용 기술과 달리 부생가스 내 성분 자체를 변화시켜 수소 생산량을 2배로 늘리는 '블루 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에 소요되는 대량의 환원용 수소 생산 기술도 빠르게 확보해 나갈 전망이다. 회사 측은 또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이를 제철소 운영에 적용, 제철소의 에너지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5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사용해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 철강재 생산에도 속도를 높인다. 현대제철은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한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를 말한다. 현대제철은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의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가 하이큐브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신개념 전기로에 스크랩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쇳물),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판재류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연간 1,000만톤 이상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다. 철근·형강 등의 봉형강 제품부터 열연강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전기로에서 생산하며 기술력을 쌓아왔다.

전기로 제품은 원료 및 공정 특성상 고로(용광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25% 수준에 불과해 탄소중립 달성에 유리하다. 현대제철은 201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탄소 저감을 위한 주요 국가 과제에 주관연구기관으로 참여해왔다. 2010년 당진제철소 제1고로 가동을 시작으로 3기의 대형고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기술 고도화 방안으로 ‘에코아크 전기로’를 제시했다. 이 회사는 전기로에 고철을 연속 투입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에코아크 전기로를 2010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여기에 철강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석탄계 카본을 대체하기 위해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10% 감축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공장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설비 개선뿐 아니라 신규 설비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배기가스 유해 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2020년부터 배기가스 저감 장치인 SCR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질소산화물 발생량을 80% 저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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