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피, 땀, 눈물로"…포스코스틸리온 55일만에 '수해졸업'

"직원들 피, 땀, 눈물로"…포스코스틸리온 55일만에 '수해졸업'

  • 철강
  • 승인 2023.02.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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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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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임직원부터 협력사까지 가용인력 총동원
위기 속 저력 보여준 애사심·근속연수가 큰 보탬

▲ 지난 9월6일 힌남노 수해 당시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공장 현장 모습 (사진=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스틸리온(대표 윤양수)가 태풍 힌남노에 빼앗긴 도금·컬러공장을 되찾았다. 생산재개일자를 확정할 수 없었던 포스코스틸리온의 공장들이 50여일 만에 피해 복구를 모두 마쳤다. 수해복구의 배경에는 공장 정상화를 위해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준 임직원들과 고객사, 지역사회 등이 있었다.

포스코스틸리온 지난 10월 도금공장과 컬러공장 전라인의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침수사고 후 컬러강판라인 설비 복구(9월13일)한데 이어 10월30일 도금공장을 차례로 정상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회사는 작년 9월 인근 냉천과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수마(水魔)를 겪었다. 지상 설비가 대부분인 컬러공장보다 도금공장의 피해가 더 컸다.

도금공장은 집중폭우로 큰 수해가 발생한 칠성천과 근접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또 도금강판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인 도금욕(鍍金浴) 7기가 8~15m 깊이의 물과 토사로 가득 채워졌고 입출측설비가 침수되는 등으로 사상 초유의 피해가 발생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조기 정상화의 배경으로 경영진의 빠른 판단과 직원들의 애사심을 꼽았다. 힌남노가 상륙한 지난해 9월6일 삽시간에 물바다가 된 공장을 목격한 포스코스틸리온 윤양수 대표는 “가동을 전면 중지하고 청소부터 먼저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경험해보지 못한 수해 앞에서도 유연한 대처로 공장 침수와 정전 발생으로 인한 대형 설비사고와 인명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또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을 재빠르게 편성해 복구에 비상 대응하도록 추가 주문했다.

복구 기간 동안 합전, 누전 등으로 인한 전기적 사고와 대형화재 등 안전사고는 물론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 대표의 현장 경영과 빠른 결단력이 복구작업과 안정화를 재촉했단 평가다.

포스코스틸리온 직원들의 애사심도 위기 순간 빛을 발했다. 주요 공장인력들은 물론 사무직 인원, 협력사 등을 포함해 약 700여 명의 임직원이 전원 투입돼 복구 작업을 전개했다. 이 직원들은 힌남노 수해 직후 청소도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맨몸으로 물을 막으며 배수 작업와 노면청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포스코스틸리온 임직원들이 복구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 포스코스틸리온 임직원들이 복구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스틸리온)


컬러강판 생산업체 중 가장 긴 직원 근속연수를 자랑하는 회사인 만큼 직원들의 오랜 조업 노하우 역시 설비 복구에 큰 보탬이 됐다. 이들 전문 엔지니어들은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쌓아온 현장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금 포트를 직접 가열하고 기존 내화물을 재활용하는 등으로 조속한 조업 정상에 크게 기여했다. 기존 재축조 대비 공기를 3개월 단축했고, 복구 예정 시간보다는 1개월 앞당겨 작업을 완료했다.
 

▲ 도금공장 복구 수해 전후 비교 사진 (사진=포스코스틸리온)

 

▲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었던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공장이 재가동돼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스틸리온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포스코스틸리온의 공동의식과 말없이 뭉치는 직원들의 애사심을 실감하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부에서는 이번 악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컬러강판과 도금강판 제조 특성상 공장은 24시간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더라도 수리에 들어가긴 어렵지만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는 하나하나 분해한 뒤 세척, 조립할 수 있었기에 생산라인을 좀 더 보강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복구 과정 중 기계장치나 건물은 가입된 보험을 통해 보상이 가능했지만 침수된 제품과 소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큰 난관이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고객사인 해원엠에스씨, 경남스틸, 대지철강, 대양금속 등으로부터 침수 재고에 대한 신속한 재처리를 지원받아 대부분의 재고를 살릴 수 있었다.

또한 KCC, 삼화페인트, 풍전비철 등 수많은 공급사와 고객사에서 구호물품을 지원 해주는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도움 덕분에 조기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복구는 완료됐지만 영업이익 손실은 피해갈 수 없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복구 기간 동안 공장 생산 중단으로 214억원의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이 기간 컬러공장과 도금공장의 생산과 판매는 각각 11만5000톤과 8만4000톤이 감소하는 등 비가동 손실로 133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또 설비와 건물 손실, 소재 재처리비용 등 직접 피해액은 81억원의 손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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