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銅스크랩 수사, 문제는 ‘업체’가 아닌 ‘제도’

[대장간] 銅스크랩 수사, 문제는 ‘업체’가 아닌 ‘제도’

  • 철강
  • 승인 2026.08.0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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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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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이 충북 음성과 경기 화성에 소재한 최소 10여 곳의 동스크랩 업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출발한 수사가 거래 관계가 있는 다른 업체들로까지 확대된 모양새다. 취재 결과, 일부 업체 관계자의 휴대전화가 압수되어 포렌식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물론 수사기관이 불법 행위를 의심할 만한 부분을 조사하는 건 당연하다. 과거 동스크랩 시장에서 부가가치세 탈루 혹은 ‘폭탄업체’ 문제 등이 존재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거래해온 업체들조차 광범위한 수사망에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별다른 사전 통보 없이 이루어진 압수수색과 정상적인 거래까지 불법 혐의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편하다.

동스크랩 관련 세무 문제는 어제오늘의 사안이 아니며, 동을 포함한 금속 스크랩은 철거 현장이나 각종 생산 부산물, 그리고 생활 주변에서 수집된다. 하지만 최초 수집 단계에서는 세금계산서나 영수증 등 공식적인 거래 증빙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리어카 수집상이나 영세한 고물상에서 나오는 물량에 일일이 세금계산서 발행을 요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구조를 악용하는 탈세는 엄정히 단속되어야 하고 처벌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원천 수집 단계에서의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채 제도권 내에서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업체들을 탈세 집단처럼 몰아가는 건 또 다른 문제다.

2014년에 도입된 동스크랩 부가세 매입자 납부특례제도는 이런 부가세 탈루를 막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거래 시 매입자가 부가세를 매출자에게 직접 주지 않고, 국세청이 지정한 금융기관의 전용계좌에 납부하도록 함으로써 정상적인 거래라면 세금이 빠짐없이 국고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 제도를 적용받는 업체라면 부가세를 빼돌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세무당국이나 수사기관은 여전히 동스크랩 거래를 의심하며 가공거래나 위장거래, 신의성실의무 위반 사례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매입처가 문제 업체로 지목됐다는 이유만으로 거래 상대방까지 혐의를 받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업계 반발도 이 같은 맥락이다.

불법 거래를 적발하는 수사는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부가세 납부 거래를 무차별적으로 의심하는 방식이라면, 결과적으로 스크랩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특히 휴대전화 압수와 포렌식은 해당 업체의 경영과 일상적인 거래에 큰 부담을 주는 강제수사다. 그러니 수사는 좀 더 구체적인 혐의와 명확한 증거에 근거해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단순히 반복되는 조사나 압수수색이 아니다. 원천 수집 단계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무자료 물량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만 한다. 

동스크랩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다.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핵심 재생 원료이자 자원순환 체계의 중요한 축이다. 특히 요즘 같은 탄소중립과 순환경제가 강조되는 시대에 동스크랩 유통망을 위축시키는 건 산업계 전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탈세 문제는 단호히 다뤄야 하지만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업체들을 단순한 추정만으로 몰아가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결국 동스크랩 수사와 세무 문제의 핵심은 특정 업체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적 허점에 있다. 실제 원천 수집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올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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