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제철, 美 자동차강판 시장 품는다…현지생산 시대 개막

[종합] 현대제철, 美 자동차강판 시장 품는다…현지생산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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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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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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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애나 HPLS에 58억달러 투자…포스코 등 주요 주주 참여
2029년 車강판 양산…현지 생산으로 북미 고부가 판재시장 공략

현대제철이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Donaldsonville)에서 탄소저감 고급 판재류 생산을 위한 ‘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개최하고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HPLS 전기로 제철소는 현대제철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거점이자 탄소저감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로 건설된다.

이날 기공식에는 제프 랜드리(Jeff Landry) 루이지애나 주지사, 윌리엄 키밋(William Kimmitt)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트로이 카터(Troy Carter)·줄리아 렛로(Julia Letlow) 연방 하원의원 등 미국 정관계 인사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경화 주미한국대사, 이경은 주휴스턴 총영사 등 한국 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제철 이보룡 사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차그룹 성 김 사장, 서강현 사장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그룹에서는 장인화 회장과 김광무 부사장 등 주요 주주사 관계자가 자리했으며, 이날 행사에는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데이터센터에서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챗GPT

정의선 회장은 이어 "HPLS 전기로 제철소는 철강산업이 보다 자원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하고, "혁신과 지속가능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루이지애나에서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랜드리 주지사도 축사에서 "현대제철이 북미 첫 제철소 부지로 루이지애나를 선택한 것은 숙련된 인력과 인프라 그리고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현대제철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큰 기대를 나타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철강 기술과 제조역량, 미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노동력이 만나면 압도적인 산업적 기회로 이어진다"며,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양국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이 한미 협력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 연산 270만 톤 규모 전기로 제철소…2029년 탄소저감 車강판 양산 목표


총 58억 달러(한화 약 8조원)가 투입되는 HPLS 전기로 제철소는 연산 270만톤 규모로 건설되며 2029년 양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원료부터 열연·냉연·도금강판까지 생산하는 일관 공정을 갖춘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를 이용해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를 시작으로 전기로와 연속주조, 열연, 냉연·도금설비가 들어선다. DRP에서 생산한 직접환원철은 철스크랩과 함께 전기로에 투입된다.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HPLS)’ 조감도. 현대제철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HPLS)’ 조감도.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HPLS 가동 이후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미국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강판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포함한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이후 북미철강사업부를 신설하고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법인(Hyundai Steel Louisiana LLC)을 설립했다. 올해 1월에는 현대차와 기아, 포스코 등 주요 투자사의 지분 출자가 시작되며 HPLS가 출범했다.

설비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다니엘리(Danieli), 독일 SMS(SMS group GmbH)와 주요 설비 계약을 완료했으며 올해 3월 미국 에너지기업 엔터지(Entergy)와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 피브스(Fives)와는 냉연 설비 공급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맺었다.

지난 2월에는 루이지애나 리버 패리시스 커뮤니티 칼리지(RPCC) 등과 협력해 현지 철강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RPCC 트레이닝 센터’ 기공식도 개최했다.


◇ 美 철강 수요·자동차시장 겨냥…통상 부담도 낮춘다


현대제철이 미국을 투자처로 선택한 배경에는 현지 철강 수요와 자동차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조강 생산량은 8,200만 톤으로 세계 3위 수준이지만 매년 2,000만 톤 이상의 철강재를 수입하고 있다. 열연강판과 냉연·도금강판 등 판재류 수입도 연간 1,000만 톤을 웃돈다.

미국 자동차 생산량 역시 지난해 1,024만대로 세계 2위 규모다. 현대제철은 현지 자동차강판 생산을 통해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미국 내 글로벌 완성차업체까지 판매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높은 철강재 가격과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비용도 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톤당 약 1,200달러로 아시아와 유럽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한 통상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미국이 외국산 철강재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수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HPLS는 미국 내 생산을 통해 현지 시장에 직접 대응할 수 있다.

루이지애나 도널슨빌은 철도와 미시시피강을 활용한 육·해상 물류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미국 남부 주요 완성차 생산거점과의 접근성도 갖췄다.


◇ 전기로·DRI 기반 탄소저감…향후 수소 적용 추진


현대제철은 HPLS를 탄소저감 생산체제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강판과 후판 등 고부가 판재류를 생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전기로에서 1.0GPa급 고강도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 2월에는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혼합하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활용한 탄소저감 강판 양산에도 들어갔다.

HPLS에서는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전기로에 투입해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을 줄인 판재류를 생산한다. 향후에는 DRP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해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미국에서 구축한 생산체계가 안정화되면 관련 기술과 생산 방식을 국내에도 확대 적용해 탄소저감 생산체제 전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 미국 생산거점 확보…국내외 자동차강판 사업 시너지


현대제철은 HPLS를 통해 미국 현지 자동차강판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강판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 등 국내 자동차강판 생산거점에 미국 생산기지를 더해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 사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을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미국 현지 사업을 통해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고부가 철강재의 해외 판매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철소 건설이 아니라 미래 철강산업과 수소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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