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GFSEC, 철강 공급과잉 대응의 새로운 출발

[대장간] GFSEC, 철강 공급과잉 대응의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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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10.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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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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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문제는 이제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만의 고민이 아니다. 세계 철강시장의 가격과 수익성, 투자환경, 더 나아가 공급망 안정성까지 좌우하는 구조적 위기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밀워키에서 열린 GFSEC(철강 과잉생산 글로벌 포럼) 장관급 회의는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비록 이번에도 법적 구속력은 부여되지 않았지만, 회원국들이 공동행동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초과 생산능력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진전을 보여줬다.
GFSEC는 2017년 베를린 원칙을 통해 철강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출범했다. 하지만 그동안은 정보 교환과 원론적 논의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이번 ‘밀워키 프레임워크’는 공급망 추적, 우회 수출 차단, 무역전환 감시, 보조금 분석, 원료 및 금융 지원 점검 등 훨씬 실행 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다. 회원국들은 각국의 법 체계 안에서 이러한 조치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철강의 ‘용해·주조국(Melt and Pour)’ 정보를 활용한 추적성 강화다. 최근 세계 철강시장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는 원산지 세탁과 우회 수출이다. 특정 국가에서 생산된 철강이 제3국을 거쳐 수출되면서 무역구제 조치를 회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GFSEC가 공급망 추적 체계를 공동으로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 확대가 아니라 시장 왜곡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 공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무역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 한 국가의 반덤핑 조치나 상계관세로 밀려난 물량이 다른 국가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상은 이미 세계 철강시장의 상수가 됐다. 개별 국가의 무역구제 수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합의는 과잉공급 문제를 ‘국가 대 국가’가 아닌 ‘시장 대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아직까지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회원국별로 이행 수준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최대 공급과잉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며,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실질적인 공조가 얼마나 유지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결국 정책 의지와 실행력이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합의를 가볍게 볼 이유는 없다. 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4년 6억 100만 톤에서 2028년 7억 4,5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수요 증가 속도가 생산능력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글로벌 산업이다. 그렇기에 공급과잉도 글로벌 문제이고, 해법 역시 글로벌 공조에서 찾아야 한다. 밀워키 프레임워크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공급과잉 해소라는 공통 목표 아래 행동의 방향을 맞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의 진정한 가치는 법적 구속력의 유무가 아니라, 각국 정부와 철강업계가 더 이상 공급과잉 문제를 방관할 수 없다는 공동의 인식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GFSEC가 ‘토론의 장’에서 ‘공동 대응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이행 과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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