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환경 규제 강화 … 전기·수소차 시대 가속화
경량화 요구 증대 … 알루미늄 소재 부품 주목
전 세계적으로 환경 전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환경 규제가 엄격해지고 친환경에 대한 대안으로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와 관심은 차량 경량화 트렌드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주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닌데,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VMIS)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정부가 처음 보급 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2011년 344대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만5,108대를 기록했다.
또한 정부는 최근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량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 확충을 목표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차량 경량화를 위한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부품류에 쓰이는 소재에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돠면서 국내 화학 및 소재 부품 기업들 역시 관련 비즈니스에 뛰어들며 다양한 소재 개발을 위해 공을 기울이고 있다.
■ 친환경차의 현재와 미래
전기차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하여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로,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기에너지를 전기모터로 공급하여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차량이다. 이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배기가스 배출이나 소음이 거의 없다. 1873년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제작되긴 했지만 배터리의 무거운 중량 및 충전에 걸리는 시간 등의 문제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자원부족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면서 1990년대부터 각국 자동차업체들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의 확산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성장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딜로이트 컨설팅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400만 대, 2025년 1400만 대를 넘어 2030년에 21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 20년 이내에 신차 5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전기만을 동력으로 하여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로,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기에너지를 전기모터로 공급하여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차량이다. 이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배기가스 배출이나 소음이 거의 없다.
이러한 전기차 시장 급성장세는 현재의 주류인 리튬이온전지를 비롯한 전고체전지,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에서 연구 및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급속히 늘면서 관련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익창출이 가능한 완성차 제조 이외에 충전사업, 솔루션 제공사업, 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이업종에서 전기차 부대사업에 속속 진입하기 시작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차량에 저장된 수소와 대기 중의 공기의 결합으로 생성된 전기로 운행되는 차량이다. 내연 기관 차량의 연료탱크 대신 수소를 저장하는 탱크를 탑재한 수소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수준의 항속거리를 제공하고 수소 충전 시간 또한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시간과 동등하다.
수소저장 탱크 내 수소를 직접 태워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성하고 생성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동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부산물로 물을 배출하며 전기모터 구동으로 소음이 적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에너지를 만든 후 이산화탄소 등의 탄화수소물이 아닌 H2O(물)가 배출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수소전기차는 충돌, 화재, 충격 시에도 안전하게 설계 되었으며, 긴급한 상황에서는 스택에 수소 공급을 차단하고, 화재나 위험인지 시 탱크에 있는 수소를 대기로 방출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인증기관으로부터 안정성 평가(14개 항목) 및 수소탱크 인증시험(15개 항목)을 통과하여 출시된다. 또한 하반기에는 국내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도 별도의 인증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차량 부품 외에 충전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 동,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소재 적용을 늘리기 위한 사전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파리기후변화 협정(2015) 이후 환경 규제 및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무공해자동차인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전기차는 단거리 운행과 승용차 개발에 유리하며, 수소전기차는 장거리 운행과 상용차 개발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수소전기차 기술과 전기차 기술은 서로 단점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나의 기술만 존재할 것이라는 단편적인 접근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된다. 국제에너지기구, 맥킨지, 블룸버그, 마켓앤마켓 등은 2030년 이후에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공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車 부품소재 패러다임 변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어느덧 전기차 배터리가 ‘제 2의 반도체’로 불린다. 반도체 산업에 이어 국내 수출을 이끌어 갈 업종으로 주목 받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 610만대에서 오는 2025년 2200만대, 2030년에는 360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2016년 25GWh 규모에서 2025년 최소 300GWh에서 최대 1000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차에서 벗어나 전기차 생산 비중을 급격히 높혀가고 있어 파워트레인(엔진, 변속기 등)용 다이캐스팅 부품 사용량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연기관차용 다이캐스팅 부품은 엔진 부품 16개, 트랜스미션 부품 8개 등에 적용되는데, 전기차로 전환되면 구동에 필요한 전기모터에 들어가는 다이캐스팅 부품이 6개 미만으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알루미늄 주조업계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가 200㎏에 달하기 때문에 차 전체 무게가 일반 자동차보다 무겁다. 따라서 기존 차량보다 연비에서 손해를 볼 수 있어 차량 전체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알루미늄 부품 소재는 기존 철강 강판의 1/3 무게로 강성과 안전성까지 갖춘 적합한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스택(stack)과 운전장치, 전장장치, 수소저장장치가 핵심부품으로 꼽히는데, 운전장치와 전장장치는 기존 배터리 전기차와 거의 유사한 반면에 스택과 수소저장장치는 새로운 부품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스택은 막전극접합체와 기체 확산층, 분리판, 가스켓, 체결기구, 인클로저(enclosure)로 구성된다. 막전극접합체는 전극과 전해질 막의 일체형으로 접합되어 있는 구조로, 수소에서 전자를 분리하거나 수소이온과 산소를 결합시켜 물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국내에서는 LS화학, 현대기아차, 동진세미켐, 코오롱 등에서 탄화수소계 막전극접합체를 생산하고 있다.
분리판은 수소, 산소를 기체확산층으로 공급하거나 발생된 물을 배출시키는 부품으로, 탄소 또는 탄소복합재, 표면처리 금속, 금속 합금 등이 소재로 사용된다. 국내에서 현대제철(표면처리)과 포스코(신합금)가 금속소재로 생산 중이며, 한국타이어, 일도, 에이스산업은 카본복합소재 분리판을 생산하고 있다.
가스켓은 전해질 막과 분리판 사이에서 기체누설(수소, 공기)이 생기지 않도록 밀봉하는 역할과 냉각수의 누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체결기구는 수백 개의 막전극접합체, 기체확산층, 분리판 등을 체결하는 장치로 볼트, 너트 또는 체결밴드 등을 이용한다. 평화오일씰, 동아화성, 동아공업 등이 대표적인 생산업체이다.
인클로저는 스택을 보호하는 장치로, 외부로부터의 수밀, 내부로부터의 전기누설 등에서 스택을 보호하는 부품이다. 운전장치와 전장장치와의 어셈블리(assembly)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전지와 관련된 부품 가운데 경량화 요구가 가장 많은 부품이다.
수소저장장치는 고압용기와 고압밸브 배관류, 안전장치, 수소충전 관련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고압밸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배관류는 국내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안전장치 중에서도 체크 밸브와 리셉터클과 같은 주요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러한 분야에서 국내 부품 제조기술 개발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외 업계 대응과 과제는?
국내 업체들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손을 잡으며 전기차 배터리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폭스바겐과 다임러, 르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기아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BMW, 재규어랜드로버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도 폭스바겐, 다임러, 현대·기아차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그 결과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신규 수주 금액은 11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반도체 수출액인 141조원을 빠르게 쫒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LG화학과 삼성SDI는 40조원 이상을 신규 수주했다. SK이노베이션도 30조원 규모의 물량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누적 수주액은 175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첫 양산 연료전지 자동차인 투싼 FCEV를 출시한 이후 양산체계를 갖춘 넥쏘까지 출시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경량화의 핵심인 차체 금형을 개발·제조하는 화신테크(대표 오영훈·백승덕)는 차체 초경량화 기술인 Aluminum Panel(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 강판)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현대기아 자동차의 1차벤더로 국내 자동차 및 해외 크라이슬러, 재규어, 테슬라 등에 알루미늄 금형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코다코(대표 인귀승·조만영)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월 보그워너(Borgwarner PowerDrive System)와 364억 원 규모의 배터리전기차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4월 전기자동차 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조만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인귀승·조만영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뒤,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일본 도요타는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수준인 550만대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기존 목표도 5년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인 163만대 상당에서 3배 이상 늘린다. 목표량 가운데 100만대는 순수 전기차와 수소차로 채울 방침이다. 독일 아우디는 스포츠카 ‘TT’의 후속으로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40%인 80만대를 전기차로 채우고 디젤차는 서서히 줄인다는 방침이다.폭스바겐 그룹도 지난해 12월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2040년부터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그룹 회장도 향후 20년 내에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인프라 구축의 경우 올해부터 확대되는 정부 지원예산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다이캐스팅업계가 대응할 수 있는 수소산업 관련 아이템 발굴 및 시장 확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산업의 수소차 생태계로의 변화로 인해 부품 일체화, 초박육화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3D 프린팅 등 다른 기술과의 융합으로 품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적용되는 부품에만 국한해 적용처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값비싼 인프라 구축 관련 외산 부품에서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을 발굴하거나 대체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소재측면에서도 수소연료자동차 적용에 필요한 내압성이나 강성등의 새로운 요구를 만족할 수 있는 신합금 개발이 요구된다.
수소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의 흐름에 따라 다이캐스팅 산업이 제 역할을 찾고 새로운 부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하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인프라 구축 관련 아이템 발굴 및 고성능 부품 개발을 위한 다이캐스팅 기업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