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대한민국이 살아날 낙수효과(落水效果)

[황병성 칼럼] 대한민국이 살아날 낙수효과(落水效果)

  • 철강
  • 승인 2026.08.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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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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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문제는 인간의 최대 과제다. 원시 시대부터 시작된 이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원초적인 문제부터 기업과 국가가 생존하기 위한 문제까지 먹고살기 위한 노력은 평생의 과제다. 이 문제에 우리 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 그래서 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때 우리 업계도 남 부럽지 않게 잘 나갔던 시절이 있었다. 경제성장에 편승해 수요산업과 함께 발전이 눈부셨다. 이 영화가 끝없이 계속될 것 같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었다.

열흘 핀 붉은 꽃은 없었다. 한번 성하면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여러 원인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싸구려 중국산이 최대 원인이었다. 중국발 저가 공세는 우리 업계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고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또 다른 원인은 미국 및 EU 등 주요 선진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고관세 부과와 반덤핑 수입 규제이다. 이처럼 수요는 줄어드는데 각종 악재가 난무했다. 여기에 에너지와 원자재 비용까지 상승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공급은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하니 먹고사는 일이 더욱 막막해졌다.

업체마다 고부가 제품 개발과 사업 다각화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몇몇 제품은 국가의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업체에서는 철강사업 비중을 줄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사업 전환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전통산업의 후퇴는 우리 업계가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큰 책임감이 따른다. 제2 도약을 위한 피나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진심으로 믿고 싶은 심정이다. 화무십일홍을 겪은 우리 업계는 또 한 번 점프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가 바른 표현이다. 이것은 그동안의 기반과 어려움을 극복했던 든든한 자산이 있어서 가능한 다짐이었다. 그래서 황무지에서 싹을 틔울 새싹을 준비했고 마침내 그 싹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새로운 수요처가 부상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건설경기 등 수요산업 위축으로 고전하던 철강업계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라는 단비가 내리고 있다.

우리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로 찾아온 ‘인공지능(AI) 열풍’이 반갑다. AI 서버렉 하나가 3톤에 이를 만큼 데이터센터는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사무실보다 훨씬 더 두꺼운 철근을 쓰거나 큰 하중을 버틸 수 있는 고부가가치 강재가 필요하다. 현대제철의 ‘엑스트라 H’, 동국제강의 ‘D-메가빔’ 등이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실제로 수요로 이어지고 있어 오랜만에 함박웃음이다. 대표적 업체로 동국제강의 2분기 영업이익이 4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나 증가하며 입증했다.

그나마 다행은 어려움을 겪던 제품의 선전이다. 데이터센터는 H형강, 후판, 철근 등 다양한 철강 제품이 들어간다. 이뿐만 아니라 전력공급에 안정성을 더해줄 ESS 등과 전력을 운반할 송전철탑 등 연관 인프라도 함께 늘어난다. ESS에는 냉연강판, 송전철탑에는 형강이 들어간다. 여기에 향후 전쟁 복구 물량과 반도체 공장 건설 물량까지 더해지면 정부가 추진하는 강압적인 구조조정의 백지화는 시간문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처럼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은 이 기회를 백번 활용할 수 있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업계는 모처럼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우리 못지않게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수입 철강재의 공략도 거세다. 중국산, 베트남산의 저가 공세가 그렇다. 국내 수요 업체도 원가 절감을 위해 채택하는 일이 늘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ESS 사업만이라도 국내 철강재 사용을 유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 조달 시장에서부터 국산 소재 채택이 확대돼야 글로벌 시장 도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AI 투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핵심 전방산업을 넘어 후방 산업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가격만이 아닌 국내 산업 경쟁력을 따지는 조달 전략이 될 수 있도록 국가의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어느 한 산업이 소외되지 않게 모든 산업이 웃으려면 반드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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