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수요가의 ‘그린 철강’ 요구

[황병성 칼럼] 수요가의 ‘그린 철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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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8.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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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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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철강’ 실현에는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꼭 해야 할 숙제처럼 필연성이 따르기에 우리 업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친환경으로 전환은 불가피해졌다. 세계가 원하고, 수요가가 원하기에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사명이 되고 있다. 닥치고 이루어야 하기에 부담이 더욱 커졌다. 특히 최근 한 조사 결과가 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 조사를 철강사가 의뢰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미국 소비자 대다수는 그린 철강을 적용한 자동차에 추가 비용을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기후단체인 액션스픽스라우더(ASL)의 의뢰로 리서치업체 칸타가 조사한 ‘한·미 양국 소비자의 그린 철강 자동차 인식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그린 철강이 적용된 차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한국과 미국 각각 82%, 71%에 달했다. 예상외로 높은 비율의 답변이다. 그린 철강은 생산과정에서 수소·전기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없애거나 낮춘 것이다.

그린 철강 사용에 따른 자동차 한 대당 추가 비용은 한국 약 237달러(약 33만 5,600원), 미국은 약 199달러(약 28만 원)로 추정된다. 한국 응답자의 57%는 그린 철강이 30만 원짜리 옵션이어도, 미국 응답자의 59%는 200달러 옵션이어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비슷한 등급 차량이라면, 그린 철강이 사용된 브랜드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한국은 67%, 미국은 51%로 나타났다. 한국 응답자의 71%, 미국 응답자의 57%는 브랜드 전 차종에 그린 철강을 적용하면 해당 브랜드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지 사유를 한국 소비자들은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험 저감’(27%)과 ‘가족 건강·깨끗한 지역 공기’(23%)를 꼽았다. 미국도 ‘가족 건강·깨끗한 공기’(34%)와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험 저감’(27%)으로 선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35년까지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30%까지 줄인 철강을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미진한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8년 1월부터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수요가들이 원하니 차 업체들도 그 의견을 수용한 자동차를 생산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당연히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철강업체에 전가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철강사가 넘어야 할 난관이 수없이 많다. 필요하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어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가 이 문제에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생산 공정 대전환이 문제 해결의 열쇠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려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이 대안 중 하나다.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꿈의 공법으로 불린다.

광양제철소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 가동도 한 방안이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가 이 같은 노력을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것은 중국과 대비된다. 저탄소 제철원료의 안정적 조달이 가장 큰 문제인데 중국이 해결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원자력 기반의 ‘핑크수소(Pink Hydrogen)’로 이미 우리를 앞서가고 있다. 우리 정부가 탈원전을 외치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강조할 때 중국 업체는 원전으로 그린 철강의 밭을 일구고 있었던 것이다.

수요가가 추가 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그린 철강을 원하는 요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앞으로 글로벌 철강 주도권은 ‘누가 더 깨끗한 에너지를 저렴하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이에 국내 철강사가 추진하는 기술이 중국의 핑크 수소를 넘어 전 세계 그린 철강의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수다. 특히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이 포항의 앞바다에만 머무는 메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의 에너지 거버넌스 대혁신과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철강이 ‘탄소배출 1위’라는 불명예를 씻고 수요가 요구에 부응하는 그린 철강을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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